여야, '권익위 국장 사망' 놓고 충돌…"민원 폭력" vs "윗선 외압"
국회 정무위, 권익위 '고위 간부 사망' 현안 질의 사건 관련자인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불출석
2025-08-2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조사를 맡았던 국민권익위원회 김모 부패방지국장 사망 사건을 두고 대립했다. 여당은 야당 측의 무리한 자료 제출 등 민원이 초래한 사건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김 여사 관련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윗선 외압이 원인이 됐다고 맞받아쳤다.
국회 정무위는 2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권익위를 대상으로 김 국장 사망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김 국장은 김 여사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속 상관인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과 갈등을 겪은 걸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8일 자택에서 숨지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은 이날 참석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을 향해 김 국장의 사망 사건 원인을 물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개된 문자 등을 봤을 때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종결 때문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유 위원장은 "과도한 업무가 있었고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그 스트레스가 자신의 소신과 위배되는 결정을 해야 했기 때문인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과거 김 국장은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해 괴롭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토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유 위원장은 "그 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알기로는 당사자들께서 외압이 있었다는 얘기를 안 하고 있고, 또한 굳이 의결권도 없는 분한테 외압을 가할 이유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김 국장의 사망 사건의 주된 원인을 야권의 과도한 자료 요구에 있다고 돌렸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영부인 가방 관련해 민주당에서 80일 동안 매일 한 번꼴로 자료를 요구했다"며 "이렇게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민원을 요구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공무원들에 대한 악성 민원 등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많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이런 악성 갑질과 폭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악성 민원뿐만 아니라 악성 갑질 폭언 막말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 주장에 야당 의원들은 즉시 항의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지휘권을 어떻게 폭력이라고 말하냐"고 질타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강 의원 '악성 민원' 관련 발언에 유 위원장이 "일리 있다. 그런 점에 대해서도 고인이 스트레스를 받으셨다는 의견도 있다"고 언급하자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권익위 현안 질의에 앞서 야당은 김 국장 사망과 관련해 '보복성 인사'에 대한 제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신 의원은 "김 국장이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인 8월 7일 인사계장과 운영지원과장이 고인에게 좌천성 인사이동을 예고하면서 강한 항의와 고성이 오갔다는 제보가 있다"며 보복성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인사 개입이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