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첩첩산중’…패션업계, 글로벌 향해 날아라
고물가 장기화 따른 소비한파…대안책 마련 일환 젝시믹스, 中 3번째 매장 구축…하반기 사업 박차
2025-08-27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패션업계가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계속된 고물가로 소비한파가 불어닥치자 해외 공략 가속화를 대안책으로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8로 전월 대비 2.8p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99.7)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번 하락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 이커머스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 확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장기 평균보다 긍정적인 심리를, 100 미만이면 부정적인 심리를 내포한다. 가계 재정 여건과 경제 상황과 관련한 인식도 악화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전월보다 2p 떨어진 98로 집계됐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9로 전월 대비 2p 줄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3로 전월 대비 4p 내렸다. 향후경기전망CSI도 81로 전년보다 3p 하락했다. 패션시장 성장 추이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랜드리서치의 ‘한국패션산업빅데이터트랜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보다 2.8% 증가한 48조416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소비침체로 전방치 보다 성장 폭이 하락하면서 올해와 내년 규모는 각각 2.3%, 2.7% 수준의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올해를 글로벌 패션 기업 도약 원년으로 삼은 만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를 구축하는 한편,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에 시스템 팝업스토어를 내년 1월까지 연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물론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도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전개하는 젝시믹스는 중국 시장 내 영향력을 지속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창춘과 톈진에 이어 상하이에 세번째 현지 매장을 세우고 하반기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티몰, 징동닷컴, 샤오홍슈, 틱톡 등 기존 운영되던 온라인 채널을 이달까지 정비해 리뉴얼 오픈한다. 중화권 모델인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우기를 포함해 인플루언서를 확보하고 콘텐츠 제작 및 라이브커머스 등도 계획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일본과 태국을 주목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이토추’를 파트너사로 택하고 향후 3년간 코오롱스포츠의 일본 현지 디스트리뷰션과 라이선스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이머징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는 태국 최대 유통기업인 ‘센트럴 백화점’과 단독 디스트리뷰션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3개 매장을 순차 개장한다는 복안이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중국, 일본, 태국 등에서 매장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연내 해외 매장을 30개까지 늘린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K-패션·뷰티 인기가 여전한 만큼, 침체된 국내 패션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제품을 알리고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