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에 밀린 금융지주 ‘덩치경쟁’ 본격화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순이익 금융지주 추월 보험사 M&A 중심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 돌입
2025-08-27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보험사 인수합병(M&A)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앞세운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보다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도 자극이 되며 금융지주의 보험사 확보전에 불을 붙인 형국이다. 보험사가 금융 집단의 실적 성장 열쇠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 당기순이익 합계는 3조2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3% 증가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1조2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27.1% 증가한 1조9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증권(4721억원)과 삼성카드(3616억원)도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5.4%, 25.6% 증가한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낸 가운데 특히 보험사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올 상반기 총 2조36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삼성금융 4개 계열사 상반기 전체 순이익의 74.0%를 차지했다. 또 은행이 없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보험사 실적을 기반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4대 금융지주를 넘어선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 연결 순이익이 2조781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신한금융지주는 2조74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2조687억원, 1조75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보험사의 높은 순이익 기여도를 바탕으로 4대 금융지주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실적에 있어서 보험사의 중요도가 더욱 커졌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보험 계열사의 실적에 힘입어 금융지주 실적 선두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실적에 있어서 보험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금융지주들이 보험사 인수합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지난 6월부터 동양생명 실사를 시작해 최근 경영진에 실사결과를 보고했고, 가격 협상 등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도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 기여도는 비교적 낮은만큼, 추가 M&A를 고심하고 있다. 양재혁 하나금융 그룹전략부문장은 지난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과 투자제휴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