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급자족 구조 붕괴…“외국인 근로자 늘려야”

지난해 합계출산율 0.7명…올해 65세 이상 19.2% 예상 올 상반기 미충원인력 약 12만명…외국인력 도입 불가피 엔지니어 등 전문 인력도 부족…직업·언어 교육 등 중요

2025-08-27     오시내 기자
한국노동연구원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소제조업 부문의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초저출생과 초고령화에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제조기업들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출생아동수는 2000년 65만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명대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까지 이르렀다. 반면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9.2%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25% 이상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노동시장에서 정년을 맞아 은퇴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새로운 인력 확보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생산인구감소는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동력이 줄면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수 감소와 연금 부담의 증가, 사회 복지 비용 상승도 문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자리는 있으나 사람을 고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은 11만9000명, 미충원율은 8.3%다. 이중 미충원 내국인은 11만6000명이며, 외국인은 3000명에 달한다. 미충원인원이 가장 많은 업종은 제조업으로 3만7000명이며, 그 뒤를 운수 및 창고업(1만7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만4000명) 등이 잇는다. 미충원율이 높은 산업은 운수 및 창고업이 29.1%, 제조업 20.3%, 정보통신업 14.8% 순이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외국인력 도입 규모와 가능업종을 확대해 왔다.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체류자격 E-9) 도입규모는 지난해 12만명에서 16만5000명으로 37.5%가량 확대됐다. E-9는 단순노무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제조업, 농업, 어업, 건설업 등의 분야에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전 산업에 인공지능(AI)이 접목되며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전문 인력에게 발급되는 E-7 비자 규모 역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7 비자는 주로 첨단 기술 분야 엔지니어, 숙련된 기술자, 의사, 변호사, 교수 등에게 주어진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3만명 규모의 엔지니어 부족 현상을 겪었다. 특히 IT, 반도체, AI 등 첨단 기술 분야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기술자 부족은 특히 중소기업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중소기업의 54.5%가 외국 기술자를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미 외국 기술자를 채용한 기업도 27.3%에 달했다. 외국인력 유입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원활한 정착과 생산성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직업 교육 및 훈련, 멘토링을 통한 업무 환경 적응은 물론 언어 교육과 문화 적응 프로그램 등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남미 출신 엔지니어를 고용한 IT 업계 인사담당자는 “현지와는 다른 한국의 제도와 업무 방식을 익히도록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고급 인력을 확보해도 이들을 지켜내기가 힘들 것”이라며 “언어와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업 문화와 유연한 근로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