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발에도 김문수 임명 강행 기류···'임명 직후' 탄핵 만지작
민주 "金, 헌법 인식에 문제···임명 시 탄핵 검토해야" 대통령실 "역사 견해 다양해"···尹 임명 철회 없을 듯
2024-08-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임명 철회'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도 임명을 강행할 거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에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임명하는 직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역사관 등에서 반(反)헌법적 인식을 가진 만큼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임명 직후 민주당이 탄핵에 나설 가능성'을 묻자 "그 부분도 당연히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만약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헌법에 대한 인식, 일제 강점기에 대한 역사관 문제 등에 대해 (계속 같은 입장이) 견지된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국무위원으로 앉혀 놓을 수 있겠느냐"며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김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 임명 시 국회 차원의 대응'에 대한 질문에 "탄핵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반헌법적인, 헌법을 부정하는 국무위원은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본다.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야 7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국가적, 반역사적, 반헌법적 사고로 일관하는 인사, 사회통합을 파괴하는 반사회적 막말을 일삼은 김 후보자에게 국무위원은커녕 어떤 작은 공직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냐. 일제 강점기 때 우리 국적이 한국이겠나. 나라를 뺏겼으니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야당에선 1919년 당시 임시정부가 있었고 헌법 전문에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는다고 나와 있다"며 "반국가적·반역사적 발언이며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919년 4월 11일 이전은 대한제국 국민이었고, 임시정부 수립 후는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헌법 전문에 충실한 것이 아니냐"며 김 후보자의 발언을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 임명 철회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께 지명 철회를 건의하실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역사관에 대한 견해는 참으로 다양하다"고만 답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이에 '왜 임명 철회 건의를 하지 못하냐'고 하자 정 실장은 "공직자로서 전지전능,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입장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에 임명할 때 인선 기준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기준에 합당한 인사이기 때문에 추천하신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앞서도 장관급 인사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2인 방통위 체제에서 위법하게 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선임했다"는 이유로 취임 이틀 만에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켜 이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