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대증원' 양보 없다…"비상 의료체제 원활히 가동"
전공의 90% 미복귀 응급실 대란 위기에도 '마이웨이'
'의대증원 조정안' 요구에 "거부하는 쪽 주장일 뿐" 일축
2025-08-29 조석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어조는 단호했다. 의대증원으로 인한 응급실 대란 위기에 대해 "비상 의료체제는 원활하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의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최근 의료현장의 위기는 가장 뜨거운 주제였다. 윤 대통령은 내년 이후 의대증원을 유예하는 등 의료계와의 중재안이 필요하다는 주문에 대해서도 "의대증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일 뿐"이라며 강행을 예고했다.
현재 전공의 90%가 사직 후 미복귀한 가운데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피로 누적으로 각 지역 대형병원 응급실부터 가동 중단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는 의료계와 야당은 물론 상당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방안 등을 통해 좋은 의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서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의료개혁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과감한 재정투자에 나설서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체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으로 늘린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일단 내년도 증원 목표는 1500여명으로 줄었지만 의료계의 대대적인 반발로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90%가 자발적 사직 후 미복귀한 상황이다.
주요 의과대학 학생들의 수업거부 장기화로 의료인력 수급 자체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상급병원 구조 자체가 전공의에 의존적인 상황에서 의료인력 부족으로 당장 응급실 운영에서부터 큰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의대증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그런 분들의 주장"이라며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겠다. 특히 지역 종합병원 등을 보면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할히 가동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료개혁이라는 것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그걸 국가가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나.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는 헌신적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의대증원 규모나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문에 "저희가 과학적 근거에 합리적 수요 추계를 제시하고 거기에 터잡은 증원 문제에 대해 무언가 답을 내놓으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겠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다"며 "그런데 그게 없다,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여전히 의료계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지역 종합병원, 전문병원, 상급병원을 많이 다녀봤고 국민들께서 좀 강력히 지지해주시면 비상진료체계가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의 개혁과정을 토해 1차, 2차, 3차 병원간 기능적 역할 분담이 아주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 등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의대증원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선 "여당이 당정간에, 대통령실, 내각과 당내 소통이 제대로 안 이뤄지면 되겠냐"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원할히 소통하고 있다. 다양한 현안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자유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여러 의견들 중 하나로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