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신뢰도 추락…온라인 자사몰 필요성 늘어

다수 이커머스 플랫폼 재무건전성 적신호 시장 변화는 예정된 수순, 브랜드 맞춤 전략 갖춰야

2025-08-29     이선민 기자
카페24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유통업계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온라인 자사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9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온라인에서 퍼지는 자본잠식설, 현금 유동성 위기설 등 신뢰도 논란을 잠재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컬리는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설 등을 부인했고, 오늘의집은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컬리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컬리와 관련해 대표 해외 도피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오늘의집 또한 “그동안 충분한 유동자금을 기반으로 월 2회 정산을 진행해왔고 지난 8월 초에는 파트너사를 위해 정산금 선지급도 진행한 바 있다”고 했다. 양 사 모두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조치 등 강경 태도를 취했다. 이 같은 논란은 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 플랫폼 전반의 재무건전성 평가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이 적자 상태에 놓였고, 유명 플랫폼 절반 이상이 자본잠식 사태에 빠졌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높은 이용자 트래픽과 운영 편의성을 고려해 플랫폼 판매 수수료, 물류채널 이용비, 플랫폼 내 광고비 등 부수적 지출을 감당했다. 그러나 플랫폼의 재정적 안정성이 문제가 되자 가장 먼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판매자들은 자사몰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D2C)로 눈을 돌렸다. 자사몰은 초기 구축과 안정화가 어렵지만, 장기적인 브랜딩과 충성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다. 특히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온전히 표현하는 창구로 활용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아울러 자사몰을 통해 수집된 고객 데이터는 기업의 또 다른 자산이 된다. 특수한 사안에 맞춰 선공개 이벤트를 하거나 자사몰 단독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율을 증가시키는데 충성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자사몰을 통해 성장하거나 심지어는 티메프 사태를 비켜간 회사도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하반기부터 ‘리바트몰’에 집중하면서 상반기 업계 1위를 지켜온 한샘을 제쳤다. 현대리바트의 외연 확대는 주택매매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기업 간 거래(B2B) 실적 성장이 주효했지만, 자사몰에 역량을 집중해 티메프 사태 피해를 최소화 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샘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티메프 사태로 대손충당금 4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오뚜기는 ‘오뚜기몰’을 운영하면서 자사몰 전용 이벤트와 신제품 선공개 등 혜택을 제공했다. 유저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간 결과 오뚜기몰의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대비 46% 증가했다. 뷰티브랜드 에이피알도 자사몰 누적 고객 620만명을 돌파했다. 방문자와 판매량이 나란히 증가함에 따라 자사몰에서 국내외 판로를 동시 개척해 에이피알 산하 여러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에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도 자사몰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B2B 맞춤형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카페24는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 빌더로 200만개 이상의 브랜드몰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상품 판매와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부가 기능부터 세무, 회계 등의 행정 절차까지 한 번에 제공한다. 자사몰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도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브이리뷰는 국내 최초로 AI챗봇을 활용해 자사몰의 판매를 증대시킨다. AI가 고객의 구매 행동 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리뷰를 실시간으로 자사몰에 노출하면서 구매 가능성을 높인다. 수집된 리뷰와 데이터는 브랜드의 마케팅 소재가 되기도 하고 고객 서비스 고도화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는 플랫폼 정산 구조가 제도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커머스 시장 개편은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몰에서 얼마를 팔아도 결국 플랫폼의 고객일뿐”이라며 “홍보를 위해 소수의 플랫폼에 집중하고 브랜드 자사몰에 힘을 주는 전략을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브랜드일수록 면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