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 혼합급유 의무화
국산 SAF 급유 첫 상용운항 시작…전세계 20번째
2025-08-30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앞으로 일부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연료가 급유된다. 정부는 2027년부터는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SAF 확산 전략'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SAF는 동·식물 유래 바이오매스, 대기중 포집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친환경 연료로 기존 항공유 탄소배출량의 평균 80%까지 저감 가능하다. SAF는 국제항공에서 탈탄소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세계 19개 국가에서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SAF 급유 상용운항을 시행 중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SAF 혼합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부터 국내 공항에서 우리나라 항공사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인증한 국산 SAF를 급유, 국제선 정기운항을 실시한다. 운항노선, 기간 및 SAF 혼합비율 등은 국적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국내 정유사와 SAF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홈페이지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9개 국적 항공사는 같은 날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국내 정유사 5개 사와 SAF 상용 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SAF 사용촉진과 친환경 허브공항 조성을 위해 SAF 사용 항공사에 대한 '국제항공 운수권 배점 확대', '인천공항 SAF 항공편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와 국토부는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모든 회원국(193개국) 대상으로 의무화되면서 국제항공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2027년부터 국내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1% 내외)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경우 연간 약 16만톤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향후 SAF 사용 의무화에 따른 항공사의 탄소절감비용이 항공운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방식 개선, 가칭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 도입 검토,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시설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높은 SAF 생산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SAF 원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국내 SAF 생산공장 신설 투자가 확정되면 관계부처, 지자체, 업계 등이 참여하는 전담 TF를 구성해 인허가 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SAF 생산의 주 원료인 폐식용유 이외에도 동물성 유지, 팜 부산물 등 현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바이오자원을 공동 조사하고, 국내 기업이 사용을 희망하는 원료에 대해서는 SAF 생산실증 및 품질검증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세조류, 그린수소 등 원료 수급에 제한이 적은 차세대 원료 기반의 SAF 생산기술도 확보하여 원료 공급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국내외 대·중견·중소기업, 석유공사 등이 K-컨소시엄을 구성해 단계별로 해외 원료확보, 저장·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하고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바이오원료 수거·처리·정제시설, SAF 생산공장, 연구기관 등 SAF 핵심 인프라의 집적화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는 석유사업법 및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원료 확보에서 상용화까지 전주기 지원사업 근거 마련, 전담기관 지정·운영 등 법·제도적 기반을 종합적으로 정비했다. 향후 국내 생산·도입 시기 등을 고려해 SAF 품질기준 마련과 혼합량 검증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국토부는 국내 항공사의 SAF 사용을 통한 탄소감축 실적이 CORSIA 탄소배출 상쇄 의무량에 원활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제항공탄소배출관리법' 하위법령(고시)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가 항공유 수출 1위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국내 항공유와 SAF의 원스톱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글로벌 SAF 시장 선점을 위해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이번 전략에 포함된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며, 정유·항공업계와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 최초로 대한항공이 국내 정유사(에쓰오일, SK에너지)가 생산한 SAF를 사용(1% 혼합, 주1회 급유)해 국제선(인천→하네다) 상용운항을 시작함에 따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산업부·국토부 장관과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그리고 정유사 및 항공사 CEO 등이 참여하는 기념행사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