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여인의 상반된 매력, 배우 신민아

류승범과 비의 사랑 동시에 받아

2006-10-21     권민경 기자

충무로 차세대 여배우로 급부상
처절한 내면연기, ‘눈물의 여왕’찬사 얻어

소녀처럼 순수한 얼굴 뒤에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갖고 있는 배우, 신민아(21)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영화 ‘야수와 미녀’에서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로 분해 류승범과 밝고 귀여운 사랑 연기를 선보인다. 또 오는 31일 방송예정인 화제의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는 톱스타 배우 차은석 역을 맡아 이종격투기 선수로 등장하는 비와 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 ‘달콤한 인생’, ‘새드무비’ ‘야수와 미녀’ 등 세편의 영화에 연달아 출연하며 쉼 없는 활동을 하고 있는 신민아는 지난 5월에는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행운을 누렸다. ‘달콤한 인생’ 이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부문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끊임없는 여배우 기근현상에 시달리는 영화계에 신민아의 이런 활약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하이틴 스타에서 출발해 충무로의 주목 받는 배우로 거듭난 신민아는 곧 안방극장 점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 죽일 놈의 사랑’을 통해 처절한 눈물연기를 보여줄 그녀의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영화 '야수와 미녀'(이계벽 감독, 시오필름제작)의 개봉을 앞두고 신민아는 "자기 영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 푹 빠져서 봤다. 그만큼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7일 가진 기자시사회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배우 류승범에 대해 “영화속 인물과 마찬가지로 류승범씨도 같이 작업하다보니 애기 같고 귀여운 모습을 많이 느꼈어요” 라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또 다른 파트너인 김강우에 대해서도 “강우 오빠는 멋있고 재미있는 사람”이라며 칭찬했다. 한편 류승범은 신민아에 대해 “참 매력적인 배우” 라며 “내가 관객 입장에서 본다면 신민아란 배우가 이 영화에서 해낸 몫이 나보다는 더 크지 않나 생각 한다“ 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신민아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로서 이름이 동건이라고 말하며 장동건 뺨치게 잘생겼다고 말하는 애니메이션 괴물 전문성우 류승범(동건역)과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해주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속 달콤한 사랑은 신민아가 개안 수술을 받게 되고 시력을 되찾으면서 한층 재미를 더해간다. 류승범은 장동건처럼 잘생겼다고 한 거짓말이 들통 나게 될까 자신을 밝히지도 못하며 전전긍긍, 류승범의 얼굴을 모르는 신민아는 그를 애타게(?)그리워하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 20일에는 신민아의 또 다른 영화 ‘새드무비’가 개봉돼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놀이공원의 퍼레이드 단원으로 나와 파트너 이기우와 눈물을 자아내는 사랑이야기를 펼쳤다. 이 영화 준비를 위해 신민아는 농아학교에 찾아가 장애우들과 어울리며 그들과 일상을 함께 하고, 수화도 읽히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영화 속에서 언니 역의 임수정과 수화로 대화하는 연기가 무척 자연스러웠다는 평이다. 신민아는 “‘새드무비’는 장애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느라 힘들었고 ‘야수와 미녀’는 시각장애가 중심이 아닌 장치적인 요소였기 때문에 사실성을 최대한 자제해 연기했다”며 두 영화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한편 드라마에서 신민아는 말 그대로 야수와 같은 본능에 따라 링에서 승부를 거는 이종격투기 선수, 비와 운명적 만남을 갖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의 작가 이경희가 집필을 맡아 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이 죽일 놈의 사랑’(극본 이경희 연출 김규태)은 사랑해선 안 되는 두 사람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비운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극중에서 그녀는 부와 명성,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톱 여배우 차은석으로 등장해 이종격투기 선수이자 후에 자신의 보디가드가 되는 비와 사랑에 빠진다. ‘때려’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하는 신민아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TV는 영화에 비해 스케줄이 빠듯한 감이 있지만, 이번 작품은 오래전부터 서로 대본도 맞춰보고, 친해질 시간이 많이 있어서 영화 찍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은석’이라며 “진지한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이경희 작가님이 말씀하신대로 감정이 바닥을 치는 처절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마쳤다. 최근 분당의 한 병원에서 촬영된 눈물 연기는 전 스텝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현장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눈물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날 장면은 병실에서 식물인간이 된 민구(김영재, 극중 비의 형)의 모습에 애절하게 절규하고 눈물을 쏟아내는 격렬한 감정 연기가 요구되는 촬영이었다. 신민아는 배역에 몰두한 나머지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후까지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연출자 김규태 PD는 “신민아가 어린 나이지만 집중력이 뛰어나며 순간 몰입이 좋은 배우”라며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괜찮은 여배우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신민아가 캐릭터에 적응하는 속도도 빠르고 현장감도 탁월한 데다 눈물 연기에선 너무도 자연스럽다고 평했다. 올 가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각기 색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 그리고 한 여자로서 부쩍 성숙해진 모습의 신민아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