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비아파트 전세 여전히 기피… 8·8대책 효과 의문
전문가 "수요자 전세기피 원인 더 파악할 필요 있어"
2025-09-01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에 중점을 둔 정부의 8·8대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1만313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이중 월세 거래량 비중이 1년 전보다 2.3%p 증가한 57.3%로 전세보다 많다.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거래량은 12만1817건으로 1년 전 대비 12.0% 증가했으나, 전세는 9만6373건으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집값은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비아파트 전세는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세사기 후유증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8·8대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LH가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신축 비아파트를 11만가구 이상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입임대에 해당하는 주택이 많지 않고 매입 대상은 신규주택만 해당이 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비아파트 시장의 인허가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실수요를 충족시키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7월 기준 비아파트 인허가는 2만1439호로 전년 동기 34.2% 감소했다. 실제로 아파트 선호현상이 뿌리깊은 국내에서 비아파트는 가격이 오르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보다 세입자를 받으려는 임대수요가 높다. 깡통전세 및 전세사기 여파도 여전해 수요가 급격히 오르기도 힘들다. 윤수민 NH부동산 수석위원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어떤 정책이 나온다고 한들 뿌리깊은 시장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아파트 공급을 늘린다해서 수요자들이 찾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 만큼 현장에서 전세를 기피하는 이유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급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도 "정부에서도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서민들 중심의 수요자 맞춤형 대책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