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영끌…8월도 5대은행 주담대 7조원 이상↑
5대은행 8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 567조원 기록 부채 감소 노력 불구, 부동산 수요로 주담대 증가
2025-09-01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금융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를 둔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거래가 빠르게 증가, 연내에 가계대출 수요를 감소시키기에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7조735억원으로 전월(559조7501억원)보다 7조3234억원 늘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주요 은행들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택담보대출 한도·만기 축소 등의 강한 대출 억제 조치가 쏟아진 사실을 고려하면 두 달째 유례가 없는 급증세가 이어진 셈이다.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된 만큼 지난달에 ‘막차’ 수요가 몰린 것도 증가세의 이유로 꼽힌다. 은행권은 이런 가계대출 급증세가 당장 수개월 안에 급격히 꺾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약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되는데, 최근까지 주택 매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2783건으로 6월보다 41%나 늘어 2년 11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지난달 '2분기 가계신용' 발표 당시 “주택 매매가 이뤄지면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3분기 들어 7월에도 가계부채가 2분기 수준으로 늘고 있어 관련 기관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자 입장에서 가장 타격이 큰 것은 주택담보대출 만기 축소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줄어들면 DSR 계산식에서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결국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오는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을 이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DSR 상승으로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연 4.5%의 금리로 대출받는 경우 대출 한도가 3억7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약 12%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오는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최장기간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아울러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1억원으로 제한된다. 다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 반환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은 예외로 취급된다. KB국민은행 또한 지난달 29일부터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하고 생활안정자금 대출의 한도를 물건별 1억원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