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政, 국내 시장 침투 막는 정책 없어…C커머스 승승장구
알리·테무, 지난 7월 결제추정 금액 3068억 기록 해외직구 금지 사실상 철회…C-커머스 논란 지속
2025-09-0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를 무기로 고물가 틈을 비집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C-커머스 양대산맥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지난 7월 결제추정 금액이 3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지난 1∼7월 누적 결제추정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2조3227억원)에 육박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로 반입된 전자상거래 물품은 8917만1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올랐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들여온 물품이 6420만6천건으로 74.3% 치솟았다. 중국발 해외직구는 전체 해외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4%에서 올해 상반기 72%까지 확대했다. 중국산 해외직구 금액은 15억7100만달러(2조2000억원)로 지나해 상반기(10억1000만달러) 대비 55.5% 불어났다. 이처럼 C-커머스가 한국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각종 부작용과 피해를 야기하는 모습이다. 유해물질 검출, 불법유통, 가품,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선보이는 의료제품 및 식품 관련 게시물을 파악한 결과, 불법 유통·부당광고 게시물 669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알리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인라인스케이트·킥보드·자전거·안경·선글라스 16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국내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 물질이 검출되거나 내구성이 부적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서울시는 소비자단체 미래소비자행동과 함께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2일까지 알리, 테무, 쉬인에서 판매 중인 의류 100건을 점검한 결과, 사후서비스(A/S) 책임자 정보와 연락처가 한 곳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사이 알·테·쉬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용 현황 및 인식’을 파악한 결과, 응답자의 80.9%는 이용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겪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C-커머스가 일상 속에 깊숙히 파고들고 안전성 문제가 잇달아 나오는 만큼, 범정부적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정부당국은 80개 품목에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를 원천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담은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가 사실상 철회한 바 있다.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졸속행정이 아니냐는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경우 국내법에 따라 KC인증 제도 등 절차를 거치지만, C-커머스는 인증에서 자유로워 저품질 제품들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외 직구 플랫폼을 모니터하는 등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