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가속…‘티메프’ 빈자리 노리는 이커머스

신뢰성·경쟁력 개선 차원 셀러 협력 강화 해외 진출 지원, 수수료 면제 등 혜택 다양

2025-09-02     민경식 기자
인천국제공항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셀러(판매자)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각종 혜택을 내세워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갈팡질팡하는 셀러를 사로잡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이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셀러 접점 확대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이커머스 업계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신뢰성 확보 여부가 곧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룬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경영을 펼쳐온 일부 기업은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처럼 이커머스 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되자 기업들은 양질의 셀러 발굴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해외 진출 지원, 수수료 혜택, 정산 선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는가 하면, 판촉 행사를 열어 매출 촉진에 나서고 있다. 상품 경쟁력을 갖춘 셀러들이 늘어날수록 기업 입장에선 차별화 상품 구색을 꾀할 수 있어서다. 롯데온은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판촉에 힘을 주고 있다. 중소 셀러에게 매출 창출의 기회를 부여하고 다양한 테마로 온라인 행사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8일까지 약 7000여곳의 중소 판매자를 위해 ‘살맛나는 행복쇼핑 동행축제 2024’ 행사를 열고 추석선물을 선보인다. 동행축제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차원에서 마련한 대규모 행사다. 또한,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 전통시장을 돕는 ‘경북낭만시장 페스타’도 전개한다. 쿠팡은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6일까지 상생누리 웹사이트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다. 선정 여부는 9월 중순 경 발표할 예정으로 해당 기업에 대해 연말까지 대만 쿠팡 앱 내 상품 등록 및 노출을 통한 현지 판매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2022년 대만에 진출한 뒤 성공 DNA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적용했다. 현재 쿠팡의 대만 역직구를 통해 현지에 진출하는 중소상공인 비중은 약 67%로 1만 2000곳을 돌파했다.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지난해 3월 보관, 배송, 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전반을 지원하는 ‘로켓그로스’를 구축한 데 이어 관련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로켓그로스 판매자 웹사이트’를 지난달 개설하기도 했다. 11번가는 최근 정산지연 사태로 피해를 겪는 중소판매자를 위해 신규 판매지원 프로그램을 개시한다. 추석 시즌 판로확대가 필요한 셀러들을 위해 추석 특별 기획전을 실시, 참여하는 셀러에게 100만원 상당 광고포인트를 즉시 제공한다. 고객들의 주목도가 높은 곳에 제품을 노출할 수 있도록 해 매출 진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부터 ‘오리지널 셀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자신만의 제품과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사업자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판매자 성장 지원책이다. 참여 판매자의 매출이 100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0%)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으로 셀러들의 사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로그램 개시 이래 누적 결제거래액 9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C커머스도 잇달아 셀러 지원 강화에 박차를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상품 중개 채널 K-베뉴 입점사에 대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또다른 자회사 알리바바닷컴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특정 국가 전용 기업간거래(B2B) 웹사이트인 ‘한국 파빌리온’을 지난달 공식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태가 다른 플랫폼으로 확산하는 등 소비자와 판매자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들 사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구매 여부를 정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셀러 접점 확대 등 상생 경영철학 실현에 더욱 힘을 쏟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