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정갈등 해소 연일 '압박'···"무리한 정부 정책에 의료 붕괴 위기"

민주, 대한응급학회와 '응급의료 간담회'···"필요한 대안 점검" 혁신당, '사회적 대타협기구' 제안···"개혁 주체 국회로 바꿔야"

2025-09-02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료개혁 추진을 비판하면서 의정갈등 해소 방안 마련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와 대한응급학회의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에 참석해 "저희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지금 무리한 정부 정책 강행 때문에 대한민국 의료 체계가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응급실 문제인 것 같다. 응급의료체계가 소위 '응급실 뺑뺑이'라는 이름으로 상징화되고 있다"며 "정상적인 의료체계가 작동한다면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이 실제로는 쓰러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의료대란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 수준이 걱정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 현장 한번 가 보라. 별문제 없다'고 한다든지,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라고 한다)"며 "이것이 무슨 전쟁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의정갈등을) 승부처럼 생각하는 정부 관료까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운영에서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야당의 입장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필요하고 가능한 대안들을 함께 점검하고 또 시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에서도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의료대란 문제는 국민 생명에 관한 문제"라며 "실제 국민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집단들끼리의 충분한 대화와 그 대화를 통한 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의료대란으로 발생하는) 현실을 반드시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능한 실효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장기화하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국회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끊임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에게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이제 개혁의 주체를 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의료대란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의료정상화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시급히 국회 내에 설치해 달라"며 "이 기구에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대란 해결방안을 조속히 논의하고, 단기 대책부터 장기플랜까지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응급의료체계에 당장 큰 구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의료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응급실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묻자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은 있지만, 진료 유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응급실뿐만 아니라 (응급실에서 이어지는) 배후 진료로, 솔직히 이 문제는 의료계의 집단행동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의료개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의 응급실 현황에 대한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응급실 현황 브리핑을 실시하는 배경에 대해 "투명한 상황 설명을 통해 과도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한을 정하지 않고 시작하고, 향후 상황을 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 연휴 의료 특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