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산업, 조직 다지고 벨류업 강화…미래 챙긴다
'선택과 집중' 통한 리밸런싱으로 체질 강화해 현대차 시작으로 4분기 중 밸류업 동참 움직임
2025-09-02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재계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급변하는 첨단기술 등에 대응하기 위한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이 한창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조직 다지기에 나서면서 핵심 사업 투자를 강화해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또 주주환원 강화 등 벨류업 전략도 본격 가동하고 있다.
2일 SK그룹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716개였던 종속회사 수는 667개로 줄어들었다. 14곳이 신규편입된 반면 63곳이 청산·매각 등이 이뤄진 영향이다. SK그룹의 종속회사 수가 줄어든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매각 종속회사 대부분은 에너지기업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에너지 공룡' 기업이 출범하게 됐다.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IET 경영권 매각과 SK동남아투자법인의 베트남 빈·마산그룹 투자 지분 매각이 추진 중이다. 또 알짜 계열사인 SK스페셜티 지분 매각도 검토 중에 있다. 포스코그룹도 성장 투자, 저수익 자산 조정 등 자본 효율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도 확정했다. 2026년까지 구조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완료해 약 2조6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확보한 현금은 철강과 이차전지 등 그룹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고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타운홀미팅을 통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및 신소재를 축으로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4배로 성장해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 규모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 중심의 방산 부문 구조재편을 완성했다. 또 해상풍력·플랜트 사업과 태양광 장비 사업을 각각 한화오션, 한화솔루션에 양도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최근에는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에 나서면서 선제적인 2025년 사업 전략 수립에 돌입할 전망이다. 효성그룹은 지난 7월 단일 지주사에서 2개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장남 조현준 회장이 효성,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HS효성을 맡아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은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효성화학의 재무 개선을 위해 1조3000억원 규모의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계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프로그램에 발맞춰 밸류업 계획도 공식화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대차가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밸류업 전략을 제시한데 이어 포스코와 LG도 4분기 중 밸류업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