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벤츠 '전기차 화재' 한 달…"소비자부터 살펴야"
2025-09-02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약 한 달 전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로 '포비아(공포감)'가 증폭되면서 전기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맞춰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로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먼저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벤츠 전기차 차량 화재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 현재도 전가차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우려가 아니라 전기차의 신뢰까지 잃어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환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장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아예 구매 리스트에서 배제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에 나온 글을 종합하면 "내 평생 전기차 살 일은 없다", "누구 좋으라고 전기차 사나", "안전성은 바닥, 반대로 가격은 비싸" 등 전기차에 대한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무작정 전기차 양산만 한다고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로 이뤄질까. 아니다. 전기차 개발부터 소비자들에게 안전하다는 인식을 보여줘야 할 것 이다.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취재를 하다보면 공통된 의견이 들린다. 바로 '전고체 배터리'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 되기 전까지는 전기차 판매량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내놨다.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라 불릴 정도다. 현재 생산되는 배터리는 액체 형태를 띤 전해질이 새어 나올 경우 발화 위험이 높다. 이를 고체로 대체하면 폭발과 화재 위험성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전고체는 양산이 쉽지 않다.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 빨라야 2027년쯤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 전기차에 탑재되기 전까진 전기차 시장 전망은 어둡다"며 "현 상황으로 봤을땐 2~3년은 더 기다려봐야 하지 않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된다고 하더라도 분명 화재 우려는 존재할 것", "전기차 제조사와 더불어 배터리 제조사들도 안전 대책 마련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중국산 배터리도 배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막연하게 기술력을 가지고 중국산 배터리를 쓰면 안된다가 아니다. 분명 중국 배터리 회사들도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이라는 것에 대해 대부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제조사들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앞서 말했듯 전동화 시대는 코 앞으로 다가왔다. 결국 소비자들도 어쩔 수 없이 전기차를 선택해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 전에 제조사들이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해 앞으로 소비자들이 전기차 출시를 환영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