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 비아파트, “매매는 늘고, 전월세는 줄고”

전세포비아 여전 … 보증금 환수 보장장치 마련해야

2025-09-03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빌라 등 비(非)아파트 공급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세사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시내 주택이나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9337건으로 6월 2만384건보다 감소했다. 지난 5월 2만2568건보다도 줄어들며 두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월세 역시 두달째 감소세다. 5월 비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만7167건에서 6월 2만5463건으로 감소하고 7월에 다시 2만3536건으로 감소했다. 전세의 경우 전세사기 포비아가 여전하고, 월세는 전세에서 수요가 이동하면서 오른 가격 부담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비아파트 매매 거래는 증가세로 집값 상승에 한몫하는 모양새다. 7월 기준 거래량은 1만2484건으로 전달 1만1045건보다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월 6849건 대비로는 두배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에 대한 후폭풍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계속 감소할 경우 시장 자금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임대인의 자금도 부족해져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전세사기 포비아에 대한 해결책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전세사기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해 피해 주택을 공공임대로 제공하는 등의 법적지원을 강화하는 것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매매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가격이 저점으로 내려가 비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다 보니 저점으로 보고 투자하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도 8·8대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LH가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신축 비아파트를 11만가구 이상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비아파트 매매가 늘었기는 해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도 아니다"며 "비아파트 전체적으로 자산가치를 상실한 상황이라 정부서는 8.8대책 이외에도 비아파트 활성화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세기피 해결책은 임차인들이 안심하고 보증금을 환수받을 수 있는 보장장치 마련이 관건"이라며 "전세 문제는 시세를 알기 어렵다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을 투명화시켜야 하고, 유사 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