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계 오너들이 직접 챙기는 미래 에너지 사업
SK, 에너지 사업재편…오너 3세 SK E&S 입사 현대차 정의선, 수소 생태계 구축 '드라이브' 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탈탄소 비전 밝혀
2025-09-03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 미래 에너지 사업 방향성을 강조하고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재편하고 사업 비전 발표에 직접 나서는 등 우위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의 구원투수로 등판, 그룹 전반의 에너지 사업 재편을 총괄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 사업 경쟁력 확보 일환으로 최근 SK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에너지 계열사인 SK E&S 간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의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그간 AI 인프라를 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는데, 이번 합병으로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게 됐다. '통합 시너지 추진단'도 지난 2일 공식 출범, 다양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비롯해 합병법인의 안정적 수익과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행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SK E&S 북미 에너지솔루션 사업 법인 '패스키'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인근씨와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장남 성근씨가 잇따라 입사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패스키는 SK E&S의 미국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투자지주 성격의 법인이다. 패스키가 북미 에너지 사업 확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이 곳에서 SK그룹이 핵심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역량을 쌓아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에너지 핵심을 '수소'로 보고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에서 "수소 에너지 전환은 후대를 위한 것"이라며 수소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을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그리드(Grid) 솔루션을 발표한 이후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진행 중인 수소 생산 모델 실증 합작 프로젝트, 미국의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 일환으로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 30대 공급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 도입 등 조지아주 신공장 HMGMA을 중심으로 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청사진도 내놨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탈탄소 비전을 직접 밝히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 그룹 내 핵심사업인 에너지와 해양을 접목해 해양 분야로까지 에너지사업을 확장하는 움직임이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인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해양으로 탈탄소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강조하며 한화의 탈탄소 비전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도 다보스포럼에서 20여개 선도기업들과 함께 탈탄소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데 이어 'CES 2024'에서도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하는 등 '수소 드림 2030' 로드맵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