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눈치 그만’…중소기업 지원 나서야

中企 근로자, 대기업 대비 육아휴직자 절반 대체인력 구인 어렵고 업무 분담 인원도 부족

2025-09-03 김혜나 기자

인력난으로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최근 중소기업에서 인력난으로 인해 육아휴직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육아휴직자는 대기업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모든 사업장은 육아휴직을 허용해야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휴직자의 업무를 분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가장 기본적인 육아휴직제도의 실효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5038곳 가운데 육아휴직을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52.5%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비율도 낮아졌다. 종사자수 300인 이상은 95.1%, 100~299인은 88.4%, 30~99인은 71.9%, 10~29인은 50.8%, 5~9인은 47.8% 등이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 또한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크다.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육아휴직급여 ‘초회수급자’는 총 6만963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이 4만7171명, 남성은 2만2460명으로 전체의 32.2%였다. 기업규모별로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상반기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이 43.5%인 반면 100인 미만 사업장은 22.7%에 그쳤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 독려가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 재직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그 사업주와 동료들의 부담을 덜고자 대체인력지원금을 월 120만원까지 지원하고, 동료가 업무를 분담하면 월 20만원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육아휴직급여 예산은 3조400030억원으로, 올해 1조9869억원에서 1조4000억원 가량 늘었다. 구체적으로, 현재 월 150만원인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첫 3개월 250만원 △4개월~6개월차 200만원 △7개월차 이후 160만원으로 올렸다. 통상임금의 80%로 정해진 상한액 비율도 첫 6개월간은 100%로 상향한다.

육아휴직자 발생 시 사업주들이 사업장의 업무 공백 발생 및 금전적 부담을 호소하는 만큼, 이러한 정책적 지원이 활발해지면 중소기업 인력난 및 저출산 현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육아휴직 사용 시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거나 해고된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 경영관리팀 근로자 A씨는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늘 인력난이 심한 만큼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대신할 대체자를 구인하기 쉽지 않다. 각자 업무역량이 다른데 휴직자의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직원들도 거의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경력 단절을 걱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성 직원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더욱 어려운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