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LH 사업성 제고 사활
3기신도시 등 사업 위해 부채비율 제한선 완화 추진 중 매입임대주택 공급 등 부담에 LH부채 증가 전망
2025-09-03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최근 정부가 ‘8.8 부동산대책’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확대를 꾀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재정 건전성이 약화된 LH의 기초체력을 크게 손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8.8 대책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LH는 이번 정책의 핵심적 역할을 맡아 공공주택 공급 대부분을 책임지게 됐다. LH는 빌라·오피스텔 등 신축 매입임대주택 11만가구를 공급하고, 최근 주춤해진 3기 신도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속한 보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택 공급 정책에서 LH 역할이 커지자,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발표한지 1년여 만에 부채비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3기 신도시와 14개 신규 국가산업단지 추진을 위해서는 사채를 더 끌어와 보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27년까지 208%로 낮춰야 하는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233%로 변경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LH의 총 부채는 153조원으로 이 중 64조6000억원은 임대보증금 등 이자를 부담하지 않는 회계상 부채고,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는 88조3000억원수준이다. LH는 자사의 부채가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게 부채를 끌어와 자산을 취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5∼6년 후 토지를 매각하면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LH가 지난 금융권 부채 83조원 중 국민주택기금 45조원을 제외한 사채는 40조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재정에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어려운 LH의 재정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14개 공공기관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계획 규모를 약 15조1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LH는 지난해 6월 말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는 등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기재부는 현재 218% 수준의 부채 비율을 2027년까지 208%까지 낮추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의 중심에 LH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올해 7월까지 LH의 공공주택용지 계약이 해약된 사례는 총 17필지에 금액만 2조원에 달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으로 시행사들과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확보해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차후 정책 속도를 높이고 LH의 재정 상태를 안정화 시킬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