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신뢰 회복 시급한데…'안전성' 놓고 車-배터리 신경전
BMS 고도화 배터리 데이터 공유 놓고 때아닌 신경전 완성차 업체, '배터리 데이터' 기술력 확보 위한 큰 자산
2025-09-03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잇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감)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과 관련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 업계가 협력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가 BMS 고도화를 위한 배터리 데이터 공유를 놓고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BMS는 전기차의 두뇌로 불린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 하에서 배터리를 유지·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전기차 사용자에게 이상 징후를 사전에 알릴 수 있어 미래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배터리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해도 조립이나 사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압 하락 등 전조 증상을 미리 감지한다면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데이터 기반의 조기 진단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기차 핵심 기술로 꼽히는 BMS는 고도화를 위해선 배터리 데이터가 핵심이다. 문제는 배터리 데이터 공유를 놓고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 간 신경전의 스파크가 튀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하드웨어를 담당하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완성차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배터리업계는 배터리를 가장 잘 아는 배터리 전문가가 BMS의 핵심 기능인 안전 진단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실제 사용 데이터는 차주가 소유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차주로부터 '제3자 정보 동의'를 받아 전기차 운용에 활용하지만, 배터리업계는 배터리 품질 문제 등이 의심되지 않는 이상 완성차업체로부터 데이터를 공유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BMS 분야에서 약 5475건의 특허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실제 탑재된 자사 BMS와 배터리정보수집장치(OBD)를 활용하거나 파트너사와의 계약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다만 이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BMS 기술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배터리 데이터 공유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이 없어도 충분히 소비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BMS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데이터가 기술력 확보에 가장 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BMS 고도화를 위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 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동화 시장이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라 볼 수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안전성을 더욱 끌어올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가 충분히 협력을 통해 더욱 안전한 전기차를 구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