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K-AI, 진화 고도화 총력
주요 IT 기업 AI 역량 집중…정부 2025년 R&D 예산 역대 최대 배정하며 지원
2024-09-08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인력유출·투자규모 등 대한민국 AI 경쟁력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재차 AI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8일 미국 스탠퍼드대의 ‘AI 인덱스 2024’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AI 특허수가 10.26으로 전세계 1위다. 그 뒤로는 룩셈부르크(8.73), 미국(4.23), 일본(2.53)순이다. 또 거대언어모델(LLM) 보유 순위에서도 11개를 보유하며, 미국(62개)과 중국(42개)에 이은 3위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인력과 자본에서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채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AI 인재 이동 지표는 -0.3을 기록했다. 한국으로 인재가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2021년 이후 지속해서 하락 중이다. 게다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자본 대결을 펼치기에는 녹록지 않다. 스탠퍼드대 HAI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 약 1조9000억원으로, 미국과 중국의 투자 규모는 10조원 이상이다. 최근 국내 IT 업계에 정부의 지원이 추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역대 최대 규모 2025년예산안을 편성했다. 정부는 총 연구개발(R&D) 예산으로 9조 7000억원 배정했으며 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신사업 분야에 4조 3200억원을 지원한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꾸준히 R&D 투자 규모를 늘리고 AI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을 기반으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최근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했다.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 사용자는 대화창에 업로드한 이미지에서 추출된 정보와 입력한 질의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 또 기술 확보를 위해 AI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 중이다. 최근 생성형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클레이디스(Claythis)’와 패션 특화 멀티모달 AI 개발 스타트업 ‘예스플리즈(YesPlz)’에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는 기존 주력 사업인 카카오톡과 미래 신사업인 AI에 집중하기 위해 두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하반기 첫 B2C AI 서비스인 ‘카카오식 AI 대화형 앱’ 출시를 목표로, 'LLM'과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입·출력할 수 있는 '멀티모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비용 효율적 측면에서 이용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는 등 수익화 가능성을 적극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AI 분야에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앤트로픽 등 글로벌 유수 AI 기업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비서 에이닷의 이용자 경험(UX) 경험을 강화하며 지난달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에이닷에는 퍼플렉시티, 챗GPT 등 글로벌 첨단 LLM 7종을 탑재돼 다양한 대화형AI 모델을 경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자체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금도 많이 필요하다”며 “국내 주요기업들의 기술력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내 AI 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