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5당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난감한 한동훈

대법원장 4인 추천하면 교섭·비교섭 1명씩 압축 특검 부정적 尹에 與 뒤숭숭…野 "韓 응답하라" 연일 압박

2025-09-03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 5당이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한 '제3자 추천'을 반영한 특검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특검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박성준 민주당, 정춘생 조국혁신당,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3일 국회에 제3자 추천 관련 내용을 반영한 새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박성준 의원은 국회 의사국에 해당 법안을 제출한 후 "국민의힘의 대법원장, 즉 제3자 추천안을 민주당이 수용하고 대법원장 추천이 부적절하다면 민주당이 재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넣었다"며 "민주당안과 제3자안을 적절히 조화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한 대표가 국민들께 공언한 대로 '제3자, 대법원장 추천안을 발의하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하라는 강력한 촉구를 담은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출된 채 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명단 4인을 국회의장에 전달하면 교섭단체,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야당이 최종 후보군 2인을 압축하도록 했다. 이후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면 이들을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전달해 임명하는 방식이다. 단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야당이 재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한 대표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조건만 갖다붙일 뿐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동훈 대표를 겨냥했다. 한동훈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는 상황이다. 채 상병 특검은 현재 여야 가장 첨예한 현안이다. 민주당은 최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한동훈 대표의 특검 관련 언급을 거론하며 연일 압박 중이다. 당시 배석자인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경우 "한동훈 대표가 회담도중 (특검법 관련) 내 생각은 변함 없지만 내 처지가 좀 그렇다, 당내 상황이 좀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특검법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압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지난 29일 국정브리핑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외압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특검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당시 "수사가 미흡하면 특검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친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장동혁 최고위원의 경우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한동훈 대표는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것이지만 당내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민주당의 새 특검법에 대해선 "그 내용을 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반드시 특검이어야 되는가에 대해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제3자 특검법 이야기를 하더라도 입법화하는 과정은 별개인 만큼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