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街 최대 격전지는 ‘인천공항’…입점 경쟁 박터진다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 이용객 코로나 직전 대비 96.6% 회복 식품·외식업계 공항 F&B시설 ‘골칫거리’서 ‘효자매장’으로 등극
2025-09-04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엔데믹 이후 국제선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이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용객 증가로 공항 내 매장 매출이 급증하자, 면세‧외식‧식품업 등 유통업계는 올해 공격적으로 공항에 입점하며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 이용객은 3409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 3526만명의 96.6%를 회복했고, 전년 동기인 2440만명 대비 39.5% 증가했다. 특히 공항 F&B(식음) 시설을 운영하는 식품기업의 매장 매출이 일제히 급증했다. 공항이나 휴게소, 병원, 테마파크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보통 식음료 사업을 식품기업에 위탁해 운영한다. 이런 형태를 컨세션(concession·양도) 사업이라 한다.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아워홈과 SPC그룹, 풀무원푸드앤컬처, 롯데GRS 같은 식품·외식기업이 컨세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항 컨세션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공항 여행객 발길이 끊기면서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매출이 예상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여행객들이 급증하며 일제히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효자매장’으로 떠올랐다. 아워홈은 올해 7월까지 공항 컨세션 사업(식음료 위탁 운영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5% 늘었다. 아워홈은 인천공항 제1, 2 여객터미널과 제주국제공항 등 공항 내부의 식음료매장과 함께 대형 쇼핑몰, 병원 등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식음복합시설 운영권 입찰에서 식음복합시설 FB3 구역 운영 사업권을 수주해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F&B 시설과 뷰티, 카페, 서점 등 총 40여 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아워홈은 지난 6월엔 제1여객터미널에 K푸드 매장 ‘한식소담길’을 오픈했으며, 7월엔 제2여객터미널에 한식과 세계 음식을 선보이는 ‘컬리너리 스퀘어 바이 아워홈 인천공항점’을 열었다. SPC그룹도 공항 컨세션 사업 실적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SPC는 인천공항 제1, 2터미널에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던킨 등 계열 브랜드 37개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매출의 경우, 올해 1~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SPC는 지난해 인천공항 식음복합시설 운영사업 계약 체결 등을 바탕으로 2033년까지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풀무원도 최근 공항사업 호조로 지난 2분기 기준 컨세션 사업 매출은 10% 증가했다. 풀무원은 인천, 김포, 김해, 대구, 청주공항 내 사업장 매출이 일제히 늘었으며, 향후 인천공항 2터미널과 김해공항에 F&B 시설을 새로 오픈한다. 인천공항에 식음 사업장은 33개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상반기 컨세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식음료 FB2 사업권을 획득한 롯데GRS는 이를 49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4월부터 일부 매장 운영을 점진적으로 개시했고, 7월부터 푸드코트 4개 사업장 중 제2터미널 내 푸드코트 1개소를 오픈했다. 2025년까지 전 푸드코트 매장 운영할 예정이다. 면세업계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 매장 위치를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의 대표 건강보조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정관장’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도 정관장 유치전이 치열하다. 정관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려면 매장을 직접 설치하고 판매직원도 파견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천공항 면세점 단일 브랜드 매출 10위안에 드는 등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자 면세점에서 매장을 직접 꾸며주고, 가장 눈에 띄는 좋은 위치에 매장을 매치하며 모셔오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정관장 매장은 모두 11개다. 제1여객터미널에는 경복궁 면세점이 2곳 운영하는 것을 포함해 신라와 현대백화점, 신세계, 시티플러스 면세점이 각각 1곳씩 모두 곳이 있다. 제2여객터미널에도 경북궁과 신라, 신세계, 시티플러스가 각각 1곳씩 4곳이 운영된다. 탑승동에도 신세계가 1곳 운영하고 있다. 정관장 인기가 높다 보니, 경북궁과 시티플러스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점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앞다퉈 유치하고 있다. 오는 11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제2여객터미널 확장지역에 추가로 1~2곳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첫 관문이라 자사 홍보와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또한 공항은 특성상 임차료가 높지만, 일정 수준 이상 탑승객 수가 유지되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에 편의성만 앞세워도 이익을 낼 수 있어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