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배신...몰빵한 서학개미들 피눈물
엔비디아 서학개미 10명 중 4명 투자손실 역대 최대 일일 시가총액 손실 기록 경신
2025-09-04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 경제 상황, ‘AI 거품론’, 사법 리스크 등 겹악재가 맞물리며 엔비다아가 역대 최대 일일 시가총액 손실 기록을 새로 썼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에 투자한 ‘서학개미’ 10명 중 4명 꼴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애플과 메타의 경우 대다수의 투자자가 수익을 내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3일(현지시간) 전거래일보다 9.53% 하락한 108달러에 장을 끝냈다. 하루 만에 2789억달러(약 37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미 증시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손실액으로 평가된다. 미 증권가에서 제기한 ‘AI 거품론’이 주가를 끌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클 쳄발레스트 JP모간 자산운용 투자전략부문 회장은 현재 상황을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비견했다. 쳄발레스트 회장은 AI인프라 투자가 수익으로 전환되야 하는데, 실제 AI 도입은 개발·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또 AMD, 인텔 등 경쟁사를 거론하며 2년 내에 기업들의 AI 상용화 수준이 올라가더라도 엔비디아가 지금의 점유율을 유지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에 정식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는 시간외거래에서도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블름버그에 따르면 법무부는 엔비디아의 반독점 관행에 대한 조사를 위해 엔비디아에 정식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주요 경제 지표도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47.5)를 밑돌았다. ISM 제조업 PMI는 미국의 제조업황이 다섯 달 연속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엔비디아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수익률도 다른 M7 투자 수익률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 고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고객별 보유종목 매수단가와 지난달 30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엔비디아는 손실 투자자 비중이 34.6%였다. 반면 애플의 경우 수익 투자자 비중이 98.9%, 메타는 97.7%로 집계됐다. 애플과 메타에 투자한 대다수가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10명 중 6명 정도만이 손실을 피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