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조혁신이 살 길…“생존 위해 비용 감축 필요”

중소제조업 CBSI·BSI 일제히 하락…내수 침체·기존 체제 한계 뚜렷 제조혁신 중요성에도 도입은 정체…“성과 불확실성 부담 줄여야”

2025-09-05     오시내 기자
5일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제조혁신이 중소제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를 극복할 필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제조혁신은 새로운 기술, 프로세스 등을 도입해 제조 과정을 혁신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화·데이터 분석·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 기술을 제조 과정에 접목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8로 전월 대비 2.9포인트(p) 하락했으며, 이달 전망도 93.7로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규수주 및 자금사정 악화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업황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71, 생산BSI는 1포인트 하락한 84, 매출BSI는 1포인트 하락한 82를 기록했다. CBSI는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설정해 이보다 크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작으면 비관적으로 예측하는 지표다. BSI는 경제심리지표 중 하나로 생산, 매출, 소비 등 경제활동과 경기에 대한 기업의 전망과 판단을 수치화한 것이다. 100보다 크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작으면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어려운 경제 상황은 내수부진 장기화와 불확실한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내수소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인건비와 공공요금은 크게 올라 어려움이 가중됐다. 기술 변화에 따른 기존 제조 방식의 한계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기술력 부재도 문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생성형AI 등이 산업에 접목되면서 제조기업 역시 제조혁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제조 기업은 디지털 연계 수준이 낮아 생산성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제품과 공정의 설계를 최적화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방지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생산라인과 공정의 최적화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며,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해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제품의 사용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인 가치창출도 가능하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의 주요 애로사항은 ‘자금 부족’과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비수도권의 경우엔 ‘인프라 및 정보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혁신실 실장은 “불확실성은 기업이 제조혁신을 단행하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에게 제조혁신은 성과가 반드시 도출돼야 할 투자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제조혁신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이 등장해야 중소제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마다 규모에 맞는 제조혁신 정도가 있다. 일률적인 지원 대신 기업 규모에 따른 세부적인 지원책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부의 지원은 마중물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 디지털 전환에서 필요한 자금 지원은 해야 하나,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맞춰 현장을 개선하는 건 기업이 자생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제조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