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정치 퇴행 배경에 李 사법리스크"(종합)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민주, 극한대결 조장해 李 방탄" 野에 협치 촉구···'여야정 협의체'·'민생법 패스트트랙' 제안

2024-09-05     이태훈 기자
추경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국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배경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탄핵과 특검을 남발했고, 이로 인해 여야 정쟁이 유발됐다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만을 지키는 '방탄 정당'의 오명을 벗으라고 권고하는 한편, 여당과 함께 민생경제 현안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자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22대 국회 첫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를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거대 야당의 힘 자랑과 입법 폭주 때문에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다수의 위력을 앞세워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까지 독차지했다. 전통과 관행, 의회민주주의 정신의 정면 부정이었다"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야당이 탄핵안 7건, 특검법안 12건을 발의하고 청문회 13회(인사청문회 제외)를 개최한 사실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후 추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 검사 탄핵을 추진한 데 대해 "범죄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적반하장의 입법농단"이라며 "법치주의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전대미문의 사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수사 검사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 방탄용 표적 탄핵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 오히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제가 진실로 답답하고 두려운 것은 민주당 입법 폭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왜냐하면 지금의 정치 퇴행과 극한 대립의 궁극적인 배경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민생은 외면한 채 툭하면 대통령 탄핵 운운하면서 극한대결에 몰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용이라는 것을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선 이 대표 한 사람을 위해 포획된 방탄 정당의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게도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놓아달라"며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최근 여야가 합의해 민생법안 28개를 처리한 것을 언급하며 야당에 '협치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만큼은 정쟁은 내려놓고,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아붓자"며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또 "여야 간 비쟁점 민생법안을 따로 분류해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도입하자"며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도 요청했다.

이 밖에 추 원내대표는 △취약계층 보호 강화,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확대, 청년 지원 강화, 중산층 세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개편 등 민생안정 4대 정책 추진 △저출생 대책,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후 및 지방소멸 위기 대응 등 미래대비 4대 중점과제 추진 △연금, 의료, 노동, 재정 개혁 등 4대 개혁과제의 완수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끝으로 "AI, 반도체 기반의 산업 격변기에 조금이라도 앞서가기 위해 세계 각국은 사활을 걸고 국가 대항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는 안에서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아무 상관 없는 정쟁은 여기서 멈추자. 그리고 일하자"며 "국민의 삶을 챙기는 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같이 하자"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