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태국 시장…K-푸드‧뷰티 통했다
쇼피 태국서 한국 제품 주문건수 급증 소득 수준 향상과 한류 트렌드 맞물려
2025-09-05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태국이 K-콘텐트의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5일 동남아 최대의 이커머스 쇼핑몰 쇼피에 따르면, 올해 1~7월 쇼피 태국에서 한국 제품의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91% 상승했다. 한국 셀러들이 판매하는 다른 마켓보다 3매 이상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이커머스 시장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국 셀러가 판매 중인 쇼피 마켓 국가 중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쇼피 태국에서 가장 높은 주문건수를 기록한 카테고리는 뷰티였고, 패션∙악세서리가 뒤를 이었다. 특히 뷰티의 경우 올 1~7월 태국 마켓에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판매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78%, 356%씩 뛰었다. 최근 태국 소비자들은 김, 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한국 라면에 대한 인기가 상당하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9년 태국 라면 시장 규모를 10억달러(약 1조3920억원)로 전망하고 있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태국식 톰얌 국물 요리를 조합한 라면을 출시했다.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은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 480만 봉을 기록했다. 태국 현지 소비자는 물론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다. 삼양식품은 태국 현지 내 마라 인기를 반영해 마라불닭볶음면을 론칭했다. CJ제일제당은 태국 과자 시장에서 건강을 고려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고단백 과자 신제품 오라잇 템페칩을 출시했다.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숯불갈비·볶음김치 맛을 출시하면서 포장에는 한복을 입은 캐릭터도 활용했다. 태국의 소득 수준과 소비 트렌드가 높아지면서 피부에 자극이 적고 효과적인 국내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태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7억2890만 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오는 2025년 8억1290만 달러, 20288년 9억5501만 달러 등으로 커질 전망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는 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쇼피와 라자다에 브랜드관을 마련한 데 이어 주요 오프라인 8개 채널에도 입점했다. 고온다습한 태국 날씨에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진정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화장품 에스트라부터 색조 화장품 헤라까지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헤라는 태국 대표 백화점 센트럴 칫롬에 매장을 여는 성과를 올렸다. 에이피알은 올해 태국 시장에 진출한 뒤 6개월만에 약 3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상반기에 태국에서 에이피알이 올린 누적 매출은 33억원으로 아세안 지역 중 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태국에서 한국 제품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K-콘텐트의 힘이다. 현지 소득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식음료 및 뷰티 시장도 커지고, 이 시점에 한국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관심이 맞물렸다. K-팝 그룹 멤버 중 태국 국적 멤버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블랙핑크의 리사는 K-팝 아이돌이지만 태국 등 동남아권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또 태국 현지 제품도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브랜딩이 잘 되고 품질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어 한국 제품의 소구점과 잘 맞아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 시장은 하이쏘(상류층)부터 로쏘(서민층)까지 다양한 니즈를 가진 고객들이 있고, 한국 제품의 품질은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며 “아직 한국 기업은 태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하다. 잠재력이 큰 태국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기업들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