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중소기업에 기회…정부·플랫폼 협력 필요
지난해 역직구 1조6972억원…이커머스 급성장·풀필먼트 서비스 영향 상품 준비·포장·통관·배송 대행하는 ‘풀필먼트’…영세기업 수출에 중요 높은 수수료는 숙제… 플랫폼의 풀필먼트 구축·운영비 절감 의지 필요
2025-09-05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역직구 증가로 중소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의 풀필먼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역직구(해외직접판매)는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해외 소비자가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해 발생하는 수출을 말한다.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역직구 규모는 2014년 6791억원에서 지난해 1조697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이커머스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영향이다. 이마켓터(eMarketer)에 따르면, 글로벌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14년 1조3000억달러에서 지난해 5조8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과 중국의 이커머스 연평균성장률은 각각 24.6%와 22.7%에 달한다. 전자상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역직구가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 판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사들의 풀필먼트 시스템 지원도 유효했다. 풀필먼트(fulfillment)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상품 준비, 포장, 통관, 배송 등 전과정을 판매자 대신 수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과거 판매자, 이커머스 플랫폼, 물류사 등 다수의 기업이 차례대로 진행하던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면서 상품 배송 기간이 크게 줄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에는 쿠팡, G마켓, 쇼피, 이베이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 진출한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도 공격적으로 한국 판매자들에게 풀필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영세 판매자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 직접 진출에 필수적이나 영세기업이 처리하기 어려웠던 통관, 배송 업무 등을 이커머스가 대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커머스를 통해 역직구 사업을 펼치는 판매자 다수는 소상공인이다. 여러 장점에도 단순 배송 대비 높은 풀필먼트 수수료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나윤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판매자 업무를 대행하고 상품을 관리하는 풀필먼트는 단순 배송보다 수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 풀필먼트 구축 및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플랫폼들의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수수료를 절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효율적인 풀필먼트 구축은 플랫폼에게도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안 중 하나다. 해외 경쟁사의 국내 진출, 늘어나는 이커머스 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플랫폼들은 더 많은 판매자를 유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플랫폼과 중소기업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선 정부와 플랫폼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플랫폼들을 독려하고, 플랫폼들도 적극적으로 이에 동참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소규모 판매자들도 부담 없이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고, 이는 역직구 증가와도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