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엄 주장' 배경은 尹 고교 선배 김용현… 與는 "근거나 대라"

군 방첩사령부·777사령부 등 정보라인 '충암고' 포진 '박근혜 계엄문건' 전례도…한동훈 "계엄 주장 근거 없어"

2025-09-05     조석근 기자
김용현
대통령실이 정권 위기를 대비해 계엄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는 의혹에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을 '나치', '전체주의'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맹비난하는 만큼 여야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계엄 논란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은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이례적으로 경호처장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직행한 인사다. 대통령인수위원회 당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주도한 인사로 국방·안보 분야 실세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최근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가 유독 관심을 모았다. 김 후보의 경호처장 재직 당시 경호처는 경호 범위 내에서 군·경찰을 지휘·감독하는 내용의 경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한 것으로 야당의 관심을 끌었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시기 일부를 제외하면 전무한 지휘 범위로 야권을 중심으로 큰 반발을 샀다. 문제의 시행령 개정안은 군경 등에 대한 지휘·감독 대신 관계 기관장과의 협의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력의 김 후보가 야당의 관심을 끌게 된 배경에는 특히 윤 대통령과 이어진 충암고 출신이라는 학맥이다. 계엄령을 건의할 수 있는 권한은 국방부 장관 외에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충암고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후배다. 민주당에 따르면 군 정보기관인 국군방첩사령부(전 기무사령부) 여인형 사령관, 대북 감청부대로 알려진 777사령부 박종선 사령관 역시 충암고 출신이다. 군 핵심 정보라인이 충암고 출신들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10월 군 인사를 앞두고 이같은 인선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국방위 소속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인사청문회 당시 "방첩사가 진급 심사 시 존안자료, 이른바 검증자료를 작성하는 막강한 권한을 감안할 때 군이 후보자를 중심으로 사조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박선원 의원의 경우 "계엄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채워놓은 것이냐. 최근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느냐"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김용현 후보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선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선동적인 말씀을 하신다"고 일축했다. 추미애 의원의 경우 2016년 11월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의결을 앞두고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경고했다. 당시에도 '뜬금없다'는 반응과 함께 거센 비판이 쏟아졌지만 2018년 기무사령부의 계엄문건이 실제로 존재를 드러냈다. 작성 일자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전인 2017년 2월로 당시 조현천 기무사령관은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미국으로 도피해 지난해 3월에야 귀국했다. 조 전 사령관에 대한 계엄문건 관련 수사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엄 주장에 대해 정황 외에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 의혹은) 민주당이 아무런 근거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는 말"이라며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가장 먼저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제가 모르고 김민석 의원이 아는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