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입은 안 오고, 인건비는 늘고"··· 허리 휘는 건설업계
건설근로자 평균 연령·인건비 갈수록 높아져 폐업·체불 급증··· "원가 관리, 총체적 난국"
2025-09-05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공사비 급등과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현장직 고령화와 젊은 직원 유입 감소로 인건비 부담마저 크게 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비율)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5일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 근로자 평균 연령은 51.8세로 집계됐다. 50대가 전체의 34.4%, 60세 이상은 33.5% 등 10명 중 7명은 5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40대는 18.1%, 30대와 20대 이하는 각각 8.9%와 5%에 불과했다. 30대와 40대 비중은 직전 조사인 2022년과 비교해 각각 1.4%p, 2.8%p 하락해 건설 현장을 떠나는 청년층이 많고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진입 연령대는 평균 39.4세로, 2020년 36.6세였던 점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대한건설협회가 집계한 올해 하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 실태를 보면, 건설업 전체 127개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4286원으로 작년 동기(26만5516원) 대비 3.30% 증가했다. 건설협회 측은 "기능인력 고령화와 신규 진입 인력 저조에 따른 인력난이 지속되면서 임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 자잿값 상승과 서울·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전국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 줄도산과 임금체불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5일) 현재까지 전국 부도 건설사 수는 22곳, 폐업신고(종합·전문건설업 합산)는 24419건에 달한다. 이는 과거 3년 평균치(부도 15.6곳, 2025건)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회사 경영난 등으로 최근 1년간 임금체불을 경험한 근로자(건설근로자공제회 집계)는 조사 대상 1319명 중 29.5%, '임금 체불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22.5%에 달했다. 실제로 고용부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임금체불액은 1조43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8%(2204억원)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 건설 현장 관계자는 "촉박하게 설정된 공사기간과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악재로 인해 고령 숙련공들에게 투입되는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자잿값 상승까지 더해져 원가를 둘러싼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