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강화모노레일' 민간업자 특혜 감사 때 원본 아닌 축약본 제출 의혹

매일일보 = 박미정 기자  |  인천 강화군은 지난 1월 감사원 특정 감사 때 민간사업자 특혜 제공으로 감사원에 시정 조치가 내려진 강화모노레일 설치와 관련하여 강화군이 감사원에 제출할 자료를 원본 그대로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해 보고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강화군이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한 화개산 모노레일 조성 사업과 관련해 업체에게 과도한 특혜를 줬다며 관련 공무원 4명에게 징계와 함께 대검찰청에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그러나 특혜를 받았다는 강화모노레일 측은 특혜를 받은 사실도 없고 오히려 사업에 대한 피해를 강화군이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강화모노레일 측은 지난 1월 감사원 감사 때 강화군이 감사원에 제출한다고 자신들에게 요청한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한 의견서(원본)를 강화군에 제출했는데, 업체측이 건넨 의견서가 아닌 강화군이 임의로 바꾼 의견서(축약본)만 제출됐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강화모노레일 대표는 “강화군이 임의로 작성해 손을 댄 문서(축약본)에 대해 도장 날인을 요구했으나, 자신이 건넨 문서(원본)와 내용이 너무 달라 강하게 거부했는데 그 과정에서 강화군의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원본과 축약본을 모두 제출해야 도장을 찍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하자고 합의가 이루어져 도장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중에 감사원에 확인해 보니 강화군이 임의로 손을 댄 축약본만 제출돼 있었고 원본 서류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황당해서 강화군에 이를 항의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화모노레일 대표는 “최근 감사원 담당자를 만나 확인한 결과, 감사원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감사원법 제27조와 51조항을 들어 강제로 제출을 요구했던 강화군과는 달리 감사원에서는 의견서 제출에 강제성이 없었고 환수조치에 대해서도 강제가 아니라 강화군과 업체가 ‘협상을 통하여’ 진행하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축약본을 만든 것은 원본 내용을 함축해서 보기에 편하도록 서류를 작성한 것이고 원본 내용과 결론적으로는 같은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서명 과정에서 어떠한 강요나 회유는 없었으며, 업체측에서 모든 상황을 인정하고 도장을 찍은 것으며, 현재 감사 재청구를 감사원에 요청한 상태에 있고 당시 누락된 원본 서류도 이번에는 제출했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 보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자유경제실천연합 관계자는 “강화군이 업체의 강한 반발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최근 감사원에 감사 재청구를 요청한 것 아니겠냐며, 이번 사건이 억울해서 한 조치는 아니였다”고 일갈하며, “강화군 공무원들이 사건의 축소 및 은폐를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면, 감사원의 재감사와 함께 사건의 전말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강화모노레일 대표는 “그 동안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감사원 결과에 대해 너무 터무니 없어 받아 들일수 없다며,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화계산 모노레일 사업은 강화군 교동면 산233번지 일대(5,545㎡)에 사업비 114억의 민간투자(BTO)를 유치해 추진한 사업으로 2022년 4월 29일 준공돼 현재 운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