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온오프라인 격차 커졌지만…이제는 내실 견고히 다질 때
2025-09-08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매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커머스는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언택트 시대가 열린 이후 변곡점을 맞았다. 엔데믹 전환에도 유통산업의 중심축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수치가 말해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국내 주요 23개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3% 늘어난 1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의 경우 서비스·기타(61.6%), 식품(21%) 등 품목의 매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이 16.9% 뛰었다. 주요 업체 온라인 매출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프라인은 휴일 수 감소, 잦은 비 등 여파로 대형마트(-7.9%)와 백화점(-6.4%)의 매출이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전체 매출이 3% 떨어졌다. 가전·문화(-13.2%), 아동·스포츠(-9.3%), 생활·가정(-7.0%) 등 대부분 품목의 매출이 하락했다.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51.3%로 전년 대비 4.6%p 상승한 것을 감안해보면,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 사업의 활용 방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국내 이커머스 판이 300조원대에 달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환희는 잠시일 뿐 말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판매자와 소비자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액만 무려 1조3000억원에 이르는 티메프 쇼크 여파에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9조9626억원으로 저년 동월 대비 5.4%(1조182억원) 증가했다. 다만, 현재 상품군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7년 1월 이후 사상 최저 증가율을 찍었다. 이커머스 시장 전반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도 바뀌고 있어 대규모 외부 투자를 유치해 덩치와 점유율을 키우고 이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계획된 적자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은 통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업체 또는 거대한 모기업을 뒷배로 두고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거라는 분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그간 성장을 위해 출혈경쟁도 불사했다면 이제는 업체들이 수익성을 따지고 질적 제고에 매진해야 할 때다. 풍부한 자본을 기반으로 초저가 마케팅을 내세우는 C-커머스에 맞서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각인시켜야 하는 면은 내실 강화를 통한 신뢰성 확보다. 알맹이는 채우지 않고 겉모습만 번지르르 꾸미는 행태가 끝내 경쟁력을 잃고 도태하는 것은 자명한 현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