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기적에 가려진 사회운동가의 정치 역정 『헬렌 켈러』
- 젠더, 계급, 인종, 세계평화 문제에 앞장선 시대를 초월한 저항 정신 - 헬렌의 다양한 삶의 궤적을 복원한 통찰력 있는 평전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크리스티나 하트먼(청각장애를 지닌 운동가)은 말했다. “우리 사회는 이 똑똑하고 입체적인 여성을 영감을 자극하는 우화와 농담으로 끌어내렸다. 켈러 같은 사람을 하찮게 여긴다면 나 같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대할까?” 20세기 가장 대담한 인물 중 한 명인 헬렌 켈러에 대한 이야기는 ‘펌프장에서의 기적’ 서사와 대중적인 이상화 작업에 의해 헬렌 켈러의 유쾌한 재치, 평화운동가로서의 면모, 급진적 사회주의 선동가로서의 활동은 간과되어 왔다.
헬렌과 애니 설리번과의 관계와 관련한 디테일한 문제에도 천착하며, 헬렌의 장애 정치를 폄하하거나 헬렌이 1920년대 이후 사회주의를 버렸다고 보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를 갖고 비판한다.
마크 트웨인, 조지프 에드거 체임벌린, 찰리 채플린, 데일 카네기, 유진 데브스, 옘마 골드만, 빅 빌 헤이우드, 루스벨트 대통령 부부 등 수많은 유명 인사와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헬렌이 논리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헬렌의 주된 활동과 그 이면을 아우르는 통찰력 있는 저작으로 정치사적 가치 또한 충분하다.
저자 맥스 월리스(Max Wallace)는 캐나다의 역사가, 인권운동가, 영화감독, 장애인 권리 운동가이다. 현재 대중문화, 인권 문제, 홀로코스트를 전문 분야로 BBC와 《선데이뉴욕타임스(Sunday New York Times)》에 기고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저자는 몬트리올의 홀로코스트 연구소인 앤앤드맥스베일리센터(Anne and Max Bailey Centre)의 전임 이사로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USC 쇼아재단(USC Shoah Foundation)과 협력하며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증언을 녹화했다. 역사가로서 홀로코스트 시대의 조직적 구출 작전, 유대인 구조를 위한 나치 고위층과 지하조직망의 비밀 협상을 10년 이상 연구하고 기록해 왔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시각장애, 부분시각상실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티브이 네트워크인 AMI-TV와 협력해 비디오영화 및 텔레비전 대본 수백 편을 집필했다.
2017년에 출간한 『인류의 이름으로: 홀로코스트를 끝내기 위한 밀약(In the Name of Humanity: The Secret Deal to End the Holocaust)』은 선풍적 베스트셀러로서 2018년 캐나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논픽션 문학상인 RBC 테일러상(RBC Taylor Prize)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캐나다유대인문학상(홀로코스트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