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R’의 공포…철강업계, 수요 회복 부담

오락가락 고용지표에 美 경기침체 공포 재확산 中 경기냉각에 수요부진·저가 밀어내기 ‘이중고’ 포스코·현대제철·동국홀딩스, 수익성 방어 총력전

2024-09-09     이상래 기자
국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리세션) 공포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중국도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철강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홀딩스 등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과 중국의 경기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공포 확산으로 철강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철강사들은 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를 두고 “수요 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미국 대선에 따른 국제 통상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큰 폭의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국내 철강업계에 미국 경기침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한 부담이다. 철강 수요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의 경기침체가 철강 수요에 끼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은 이유다.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될수록 철강 수요를 견인할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근 비농업 일자리와 실업률 등 미국 고용지표들은 상반된 결과로 경기침체를 둘러싼 혼란을 더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의 경제 상황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붕괴-소비 감소-투자 감소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중국의 침체된 경기는 수요 부진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중국산 저가제품의 밀어내기 행태로도 번지고 있어 국내 철강사에는 ‘이중고’의 어려움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은 근래 자국 수요 부진으로 남는 물량을 값싸게 해외로 밀어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해 112만톤으로 전년보다 73%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수입량은 68만8000톤으로 전년보다도 12% 또 늘었다.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 위기를 수익성 극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제조원가 개선과 판매 및 구매 경쟁력 제고로 2300억원의 원가절감 및 수익창출효과를 거뒀다. 회사는 저탄소 공급체계를 통한 녹색 전환과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생산성 제고에도 나선다. 현대제철은 탄소저감 강판의 판매기반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유럽 고객사들과 탄소저감 강판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당진제철소에 탄소저감 강판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국홀딩스도 수익성 중심의 판매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스틸 포 그린’, 동국씨엠은 'DK컬러 비전2030' 비전 아래 친환경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