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희비 엇갈린 백화점…더현대가 답이었나

롯데∙신세계 百 영업이익 떨어질 때 현대百는 ↑ 백화점 3사 점포명서 ‘백화점’ 떼기 매진

2025-09-09     이선민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가 경기침체로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나홀로 실적 상승세를 보여 주목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백화점 매출액은 6119억원, 영업이익은 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규모가 가장 큰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86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589억원으로 9%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와 일회성 비용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는 강남점을 보유한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매출액이 1조74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2분기 매출액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818억원으로 11.2%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으로 매출 증진이 어렵고 비용 증가로 실적이 어려운 상황에도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은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더현대서울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6016억원으로 올 상반기 국내 70개 백화점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일찍이 2030을 겨냥한 더현대서울을 통해 이미지를 탈바꿈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명품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던 시대에 명품관 없이 팝업을 유치하면서 젊은 고객 집객력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됐다는 것이다. 젊은 고객들은 경기 불황으로 모두 소비를 줄이는 상황에도 좋아하는 매니아 분야에는 아끼지 않고, 이들이 선호하는 스포츠와 영패션 브랜드들은 마진율이 높다. 백화점 업계는 이 같은 방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더현대처럼 이름에서 백화점을 빼고 넓고 트인 쇼핑몰의 장점을 살린 점포를 새로 유치하거나 리뉴얼하는 분위기다. 특히 2030을 잡기 위한 경험 제공에 포인트를 맞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수원점을 리뉴얼해 타임빌라스 수원을 오픈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쇼핑몰의 다양성을 결합한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제시했다. 하반기 주요점포를 순차적으로 리뉴얼하면서 점포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월 백화점과 호텔을 결합한 하우스오브신세계를 선보였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가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 3개 층에 선보이는 ‘제3의 공간’이다. 강남점은 쇼핑과 미식·휴식·문화적 경험까지 가능한 오프라인 플랫폼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통해 VIP를 비롯한 고객에게 차원 높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의 이름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포부다. 현대백화점은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 부산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이달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인 커넥트 현대를 선보였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을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지다. 커넥트현대는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로컬 콘텐츠 등 총 24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문화·체험형 테넌트 시설, MZ타깃 인기 브랜드, 부산 로컬 콘텐트, 정상·이월 상품 복합 매장 등 각 층별로 특색 있는 공간과 브랜드를 배치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 부산의 맛집, 로컬 패션 브랜드 편집숍 등을 유치해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쇼핑몰은 MZ세대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며 “지방 중소형 점포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공간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