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물보안법 하원 통과… 국내 기업 호재 ‘청신호’

美하원서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생물보안법 ‘압도적 지지’ 中우시 제제 대상 포함… 韓바이오기업 수혜 예상 일부 美의원, 법안 통과에 적극 반대… 상원 통과에 ‘변수’로

2025-09-10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 하원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의 영업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안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에서 진행되는 생물보안법안에 대한 표결이 9일(현지시간) 오후에 진행됐다. 결과는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집계돼 통과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하원은 지난주 이 법안을 ‘규칙 정지’ 법안으로 분류하고,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우려를 조속히 해소하겠다는 하원의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제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받기 위해 상원을 통과해야 하며, 상원에서도 이미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전력이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번 법안 통과는 해외 바이오 기업, 특히 한국 기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생물보안법은 명백히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목적을 갖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정치인들이 해당 법안을 추진하는 주요 이유는 중국 정부와 연결된 중국기업이 미국인들의 정보를 유출할 위험을 방지하는데 있다. 한국, 일본, 유럽 등 미국의 우방국에 속한 기업들은 사실상 그런 위험이 없는 만큼, 중국업계의 악재는 해외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특히 법안 제제 대상에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된 것이 향후 바이오산업 강자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스트 앤 설리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CDMO 산업 전체 매출에서 론자가 25.6%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우시바이오로직스 12.1%, 카탈런트 10.1%, 삼성바이오로직스 9.9%로 나타났다. 바이오 시장의 정점인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서자, 글로벌 제약사들은 서둘러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추세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대비 1년만에 4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부터 1조4637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파트너사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졌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5009억원)의 4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생물보안법은 상원 통과만 남겨두고 있으나, 해당 법안이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가로막혀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하원 규칙위원회 소속 짐 맥거번 민주당 간사의원이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표결을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 반대에 동참하도록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맥거번 의원은 중국의 규제대상기업들이 어떻게 법안에 포함됐는지에 대한 절차가 없었으며,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추가된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맥거번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그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 중국 기업 생산시설 설립이 무산될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 봤다. 당초 매사추세츠 우스터엔 우시 바이오로직스가 3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확대 건설중에 있었으나 미국 정치권의 중국기업 견제가 심화되며 지난 6월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아직까진 상원에서도 생물보안법의 지지세력이 우세하지만, 의원 별로 경제적·헌법적 가치가 달라 상원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반대로 돌아설 의원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하원 표결에서도 압도적인 찬성 몰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81명의 의원이 반대표를 던져 현지 업계선 “의외로 반대가 많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상원에서도 반대에 표를 던지는 의원들이 있다”며 “상원 전체가 이 법안에 대해 투표할 것인지, 그리고 언제 투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 현지 병원 의료인은 “특정 국적 기업의 영업을 중지시킨다는 건 미국에선 보기드문 초법적 조치다. 자유와 헌법을 중시하는 일부 국민은 해당 법안의 통과가 ‘미국의 정신’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의원들을 비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