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김건희·채상병法에 용산·與 벌써부터 거부권 '만지작'
野 이르면 12일 본회의 처리 강행…대통령실 "국민이 지쳐"
2025-09-10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의 강행 처리를 예고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법안에 대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국민이 경악하고 치를 떠는 데도 정작 의혹의 장본인이자 분노유발자인 김건희 여사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며 "제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을 거듭 강조하며 "심지어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터질 게 터졌다', '이럴까봐 총선 전에 김 여사한테 외국에 나가라고 했다'는 증언까지 나온다. 검찰의 수사의지 없음이 이미 확인된 만큼 특검이 유일한 답"이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창원 의창 5선 김영선 전 의원을 김해갑 지역에 출마하도록 권유하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국민의힘 복수의 인사가 확인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불법적인 선거 및 공천개입 의혹인 만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백 등 500여만원의 금품에 대해선 검찰은 물론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했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함께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등 금품수수 및 부정청탁,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 구명로비와 함께 새로 공천개입 이혹이 포함됐다.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는 이른바 '제3자 추천' 내용을 담았다.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주장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번 폐기된 법안을 야당이 또 올린 것으로 더 악화된 법안으로 알고 있다"며 "폐기된 법안에 대한 재상정은 국민들도 지쳤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경찰수사 결과와 청문회를 통해 외압의 근거가 없다는 게 밝혀졌는데도 또 한 번 특검법을 발의한 것"이라며 "국민이 피곤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 1월,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5월, 7월 각각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두 특검법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가 완료됐다.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치면 본회의로 직행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는 "언론에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 한 줄 나왔다고 해서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 데 찬성할 수 없다. 추석 밥상에 김건희 특검을 올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새로 발의된 두 특검법을 이르면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현재 12일까지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고 안건 처리는 26일 본회의에서 하기로 국회의장,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다"며 "법안 처리를 하려고 해도 양당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이야기도 나온 적 없다"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