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3년 전 수준 맞춘다더니… 채소·어류값 급등 대안은?
사과·배, 가격 하락했지만 배추·무·시금치 등 가격 폭등 “생산성 제고·공급채널 다양화·유통구조 개선 등 대책 필요”
2025-09-10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추석을 맞아 물가를 잡기 위해 나서고 있으나, 국민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아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0일 추석 주요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평시 대비 1.6배 수준의 성수품을 공급 중이다. 당정은 특히 가격이 급등한 배추에 대해서는 정부 가용 물량 공급을 최대한 늘리고, 민간 출하 물량 확대를 위해 출하장려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20대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고물가 시기 이전인 2021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공급 확대 △가격할인 지원 △수급대응 체계 운영 등을 통해 체감물가를 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기준 지난 6일 기준 사과(5개)는 1만2929원으로 전년 대비 13.1% 하락했고, 배(3개)는 8508원으로 10.4% 인하됐다. 같은 기간 소고기(설도900g)는 3만9179원, 계란(10구)은 2132원으로 각각 18.9%, 6% 하락했다. 그러나 여름 폭염으로 인해 배추(300g)는 지난해에 비해 25.8%오른 1052원을 기록 중이다. 무와 시금치(400g) 역시 56.7%, 48.2% 오른 3513원과 1만5603원을 기록했다. 조기는 3마리 기준 15.2%가 인상된 4663원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경제 구조로 국민들의 피부로 느끼는 물가 상승이 크다고 주장한다. 국내 식료품·의류·주거 등 필수 재화의 비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좁은 국토면적과 영세한 영농규모 등으로 낮은 수준의 농업 생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보충하기 위해 수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일부 과일·채소의 수입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란 평가다. 또 복잡한 유통 구조에서 나오는 비용 상승도 농산물가격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정의 물가잡기 대책도 추석용 단기대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경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동재 한국은행 물가동향팀 과장은 “과도하게 높은 필수소비재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생산성 제고 및 공급채널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과일과 채소의 경우 변동성이 높고 선택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비축역량 확충, 수입선 확보, 소비품종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공급과 수요의 양 측면에서 탄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이어 “이런 과정에서 농가 손실, 생산기반 약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구조개선의 속도와 범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동시에 작물전환 지원 등과 같은 정책적 노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