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학교육 개선에 오는 2030년까지 5조원 투입
국립의대 교수 3년간 1000명 증원… 신축 건물은 예타 면제 모든 국립의대에 오는 2028년까지 임상교육 훈련센터 건립
2025-09-10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가 의대 증원에 맞춰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나선다.
10일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국립대 의대 교수를 3년간 1000명 증원하고 실험·실습 첨단 기자재를 지원한다. 국립대병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지역 필수의료 거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주로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부 소관 투자 계획은 6년간 약 2조원이다. 전공의 수련 교육·병원 지점에 중점을 둔 복지부 투자 계획은 약 3조원 규모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교육부 소관 6062억원과 복지부 5579억원 등 1조1641억원 규모의 투자를 반영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국립대 의대 시설과 기자재 확충에 1508억원 및 사립 의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저금리 융자에 1728억원 등 인프라 확충을 다음해 지원한다. 국립대 의대 전임교원은 △2025년 330명 △2026년 400명 △2027년 270명 등 3년간 1000명 증원한다. 원활한 교수 충원을 위해 정부가 보유한 기초의학 인력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근무 경험이 많은 은퇴 교수(시니어 의사)를 명예교수로 임용해 교육 및 연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예교수 규칙’도 개선한다. 의대 교육 단계에 따라 필요한 실험이나 실습 기자재도 연차적으로 지원한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기초의학 실습실 등에 필요한 현미경과 해부 실습용 테이블 및 시신 냉동고와 가상 해부 테이블 등도 지원한다. 증원 후 입학한 의대생들이 본과에 진학하는 2027년 하반기부터는 의사 국가실험 실기시험 대비를 위한 진료용 침대와 인체모형 및 초음파 기기를 지원한다. 당장 증원된 학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의대 시설을 리모델링한 뒤 건물 신축이 필요하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증원으로 부족 우려가 제기된 교육용 시신(카데바)에 대해서는 기증자나 유족이 동의하면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대에 시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의대가 우수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바텀 업’(Bottom-up) 방식으로 내년에 우선 55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각 대학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혁신 계획을 수립하면 심사를 거쳐 학교별로 재정을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병원에 대한 재정 투자도 이뤄진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교육·연구 공간 등 인프라 확충에 829억원 및 지역·필수의료 연구 역량 강화에 1678억원을 내년도 투자한다. 학생·전공의가 실제 병원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임상교육 훈련센터’를 오는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 병원에 건립한다. 17개 권역 책임의료기관 수술실과 중환자실 시설 장비도 개선한다. 국립대병원 관리 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는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복지부 소관 병원 관련 예산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투입할 수 있다. 국립대병원을 ‘기타 공공기관’ 지정에서 예외로 두는 방안도 추진한다. 총액 인건비와 총정원 규제 완화로 우수 인력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보건의료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뒤 학생과 전공의가 의사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부부터 석·박사까지 경력 단계별 재정 지원도 강화한다. 지역 인재를 선발해 지역에 정착시키도록 비수도권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5학년도 59.7%에서 2026학년도에는 61.8%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역 의대 출신 전공의들이 지역에서 수련 받고 정착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중은 현재 45%에서 50%로 높인다. 내년에 4개 지역에서 8개 진료과목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하는 ‘계약형 필수 의사제’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