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불법 대부 처벌 강화···반사회적 대부계약 '원금·이자 무효' 근거 마련"
대부 중개사이트 등록기관 지자체→금융위 변경 추진
2025-09-1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는 11일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불법 대부업에 대한 처벌 등 제재 수준을 크게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 추심 등 반사회적 대부 계약에 대해선 원금과 이자를 무효로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금융 취약계층 보호 및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 먼저, 당정은 불법 대부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 대부계약에 대한 효력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불법 대부 행위자들의 범죄 이득을 크게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등록 대부업과 최고금리 위반 등 행위에 대해 금융 관련 법령상 최고 수준으로 형벌을 강화한다. 미등록 대부업의 경우 현행 징역 5년에 벌금 5000만원까지, 최고금리 위반은 징역 3년에 벌금 3000만원까지 가능한데, 이를 모두 징역 5년에 벌금 2억원으로 처벌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당정은 특히 성 착취 추심과 인신매매·신체상해, 폭행·협박 등을 원인으로 체결된 반사회적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를 무효로 하는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대부 중개사이트 등록기관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융위원회'로 상향하는 등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불법사금융 이용목적의 개인정보 제공·유통 등에 대해 처벌 조항을 도입하여 정보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대부업체 대표의 타 대부업체 임직원 겸직을 금지하고 위반 시 영업정지·과태료 등을 부과하기로 했다.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도 강화할 예정이다. 당정은 대부업 전반에 걸쳐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정비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적격 업자는 즉시 퇴출하고 재진입은 3년간 제한하되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의 서민금융 공급은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미등록 대부업자의 법적 명칭을 불법사금융업자로 변경, 통신요금고지서 등을 통한 불법사금융 유의 사항 안내, 불법사금융 목적의 대포폰 개설·이용 차단과 처벌 강화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불법사금융은 서민과 금융 취약계층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재산상의 손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라며 "기관 간 상시 협의 체계를 구축해 끝까지 추적하고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까닭은 절박함 때문일 것"이라며 "자금 수요 대응과 채무자 보호 등 섬세한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부업 시장도 온라인 중심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불법사금융 연계 등 날로 불법사금융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실제 불법사금융의 근원적 척결은 관계 기관의 수사나 단속, 처벌 강화도 매우 중요한 만큼, 정부 전체가 힘을 합쳐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