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산업, 보안 투자 늘리고 인력 확보 총력

사이버 공격 빈도·규모 모두 증가세… 2025년 보안 예산 295억원 산업계 전반 보안 인력·예산 확충…LG, 주요 대학에 계약학과 신설

2024-09-11     김성지 기자
박상규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사이버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되며 정보보안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사이버 보안 인재 10만명 양성'를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보안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정보보호부문 투자와 인력을 늘리며 대응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계는 딥페이크·딥보이스를 활용한 보이스 피싱 등 사이버 범죄 피해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이버 보안 강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ML)과 같은 신기술이 사이버 범죄에 응용되며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는 지속 증가 추세다. 2021년 640건에서 지난해 1227건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89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북한의 대규모 해킹, MS발 클라우드 사태 등 사이버 공격으로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며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는 사이버 보안 강화로 분주하다. LG그룹은 인재 조기 확보에 적극적이다. LG CNS는 주요 사립대와 손잡고 정보기술(IT) 관련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중앙대 보안대학원에 보안공학과를 개설했으며 보안·소프트웨어 직군에서 연계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다. 연세대에는 지능형데이터·최적화학과, 고려대에는 AI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숭실대와 계약을 맺고 정보보호학과를 지원한다. 해당 학과는 올해 신설돼 LG유플러스는 모든 신입생의 등록금과 생활지원금을 2학년까지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IT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실리콘밸리서 'US 페어'를 개최하고 있다. 

통신업계도 정보보안 보안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통신3사 모두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예산과 전담인력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전년 대비 31명 늘어난 343명으로 가장 가장 많았고, KT와 LG유플러스의 전담인력은 각각 336명과 157명이었다. 예산 규모는 KT가 1217억원으로 가장 컸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867억원과 631억원 수준이다.

네이버는 프라이버시 센터를 통해 보안체계를 구축했다. 프라이버시 센터는 블로그·카페 등 게시물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경운 자동 인식해 업로드하는 '개인정보 암호화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게임이용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상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정보보호 분야 투자금은 지난 2년 동안 2배 가량 늘어났다. 2021년 231억원 수준이던 정보보호 투자액은 지난해 425억원3000만원까지 증액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공격 빈도와 피해규모는 급격히 늘어나며 공격조직도 체계화되고 있어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기업간의 연계, 정부와 기업간 대응체계 구축 등 사이버 보안 시장의 규모를 키워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예산도 증가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예산안 중 사이버 보안 관련 분야에 295억원 가량을 책정했다. 차세대 보안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양자센서 상용화 기술개발에 138억원을 필두로 △소프트웨어(SW)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 적용·확산(신규) 60억원 △디지털 질서 기반 구축 및 글로벌 확산 지원(AI안전연구소 운영) 58억원 △암호이용 활성화 39억원이 배정됐다. KISA는 △운영 보안 △보안 컨설팅 △침해사고 대응 △모의해킹 △악성코드 분석 등 총 8개 분야 59개 과정에서 최정예 정보보호 전문인력 양성하는 ‘케이실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11일 열린 서울안보대화에서 사이버 안보 강화를 다시금 강조했다. 한 총리는 “우리 정부는 국가 핵심 기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 안보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주요국과 사이버 공조 체계를 탄탄히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