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독재자들, 트럼프 응원" vs 트럼프 "北中, 날 두려워해"

후보수락 연설 이어 대선후보 TV토론서 첨예한 대북관 대치

2024-09-11     조석근 기자
미국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의 북미관계를 두고 격돌이 벌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국가안보 및 대외정책에서 약하고, 틀렸다는 것과, 그가 독재자들을 존경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멋지다(brilliant)'고 했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들을 교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길 이 독재자들이 응원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트럼프를 아첨과 호의로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트럼프와 함께 일한 그렇게 많은 군 지휘관이 내게 트럼프는 '수치'라고 말한 이유"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푸틴이 해리스를 지지했는데, 나는 푸틴이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역공에 나섰다. 그는 "왜 바이든은 키스톤 파이프라인(미국과 캐나다간 송유관) 사업은 죽이고,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2(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는 승인했는가"라고 반문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강력히 맞서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친분이 깊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언급하며 "중국과 북한이 트럼프를 두려워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3차례 만남을 강조했다. 본인의 임기 중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동결시켰던 것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 임기 동안 북한이 연이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거론했다.

이날 두 후보는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대북 접근법과 인식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외교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독재자에 놀아난 일' 정도로 폄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두 후보는 7~8월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할 때도 상반된 대북관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