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추석 이후 특검법 처리' 제안에···野 법사위 "당황·경악스러워"
우 의장, 여야의정 협의체 집중 위해 특검법 19일 처리 제안 '속전속결' 원하는 野 반발···정청래 "의장, 개인 판단 지나쳐"
2025-09-1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위원들은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사위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추석 연휴 이후 처리할 뜻을 밝힌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은 가장 빠른 본회의(12일)에서 두 특검법이 상정되길 원했는데, 이같은 바람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필두로 한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의장의 이같은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우 의장은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온전한 여야의정협의체 가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김건희 특검법 등 본회의에 부의된 3건의 법안을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여당의 요구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까지 열며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지역상품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진통 끝에 법안이 통과된 이유는 양 특검법이 국민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상품권법은 민생과 직결된 법으로 한시가 급해 신속히 처리하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의 처사에 유감을 표한다. 오늘 처리한 세 건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법안이 의장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책임은 오로지 의장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제가 국회 일을 하면서 안건조정위까지 시급히 마친 법안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처음 본다"며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장 이전에 한 명의 국회의원이다. 법사위까지 마친 법안을 의장의 개인 판단에 따라 올리고, 안 올리고 결정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닌가 싶다"며 "의장 개인 판단에 따라 (법안을) 올리지 않는다면 국민의 판단도 좋지 않을 것으로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우 의장이 법사위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법사위 역시 우 의장에게 협조하기 어렵다는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