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잠시 정쟁 접고 9·11테러 23주년 추모행사 동참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테러 장소도 각각 방문

2025-09-12     성동규 기자
미국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TV토론에서 날 선 공방을 펼치다 인사도 없이 헤어진 지 10시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선거 일정을 접고 9·11 테러 23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성조기를 든 의장대 입장과 국가 연주로 시작됐으며, 참석자들은 첫 테러 발생 시간인 오전 8시 46분에 맞춰 묵념했다.  그 이후 유족과 동료들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뒤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알카에다가 23년 전인 2001년 이날 저지른 9·11 테러는 미국 건국 이후 최악의 비극으로 기록됐다. 당시 알카에다 테러범 19명은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했다. 오전 8시46분 WTC 북쪽 건물을 시작으로 곧이어 남쪽 건물에 항공기가 충돌했다. 항공기 충돌·추락은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뉴욕에서만 2753명이 사망했고, 펜타곤 건물 충돌로 184명이 숨지는 등 총 2977명이 희생됐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이날만큼은 정쟁을 접고 국가적 추모 의식에 동참했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악수를 나누며 화합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9·11 테러를 절대 잊지 않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2012년 이후 추모식에서 정치인의 연설이 제한된 만큼 이들의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뉴욕 행사 이후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플라이트 93 메모리얼'과 펜타곤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도 참석해 유족을 위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플라이트93 메모리얼'을 찾아 헌화하고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혀 두 후보에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