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7대 경합주' 초접전…TV토론 여파·사전투표 '촉각'
해리스는 '낙태권 보호' 트럼프는 '국경 차단' 집중
美 경제상황·가자 전쟁·北 도발 등 본선까지 변수 '수두룩'
2025-09-12 조석근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이 해리스 부통령의 판정승으로 끝난 가운데 향후 미 대선 국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전국에서 최근 실시된 177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49.4%,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8%의 평균 지지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측이 3.6% 우세지만 실제 선거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곳들은 소위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들이다. 지난 3∼6일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와 함께 미 북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해리스가 오차범위 이내인 1∼2%p 앞섰다.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같은 날 주별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해리스측이 226명, 트럼프측이 219명의 선거인단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 결과를 결정 할 선거인단 과반(538명 중 270명) 확보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후보 사이의 후속 TV토론 일정은 현재 미지수다. 통상 미국 대선에서 세 차례 이상 TV토론이 일반적이지만 해리스와 트럼프의 경우 추가 TV토론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TV토론 직후 해리스 캠프측의 2차 TV토론 제안에 트럼프측은 일단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두 후보는 남은 기간 일단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7대 경합주 방문 유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TV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 대한 광고로 부동표 공략 및 지지층의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을 여성층을 겨냥한 핵심 쟁점으로 부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전력과 4건의 형사 기소를 부각해 '민주주의 위협론'을 내세울 전망이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 본인의 '법 질서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차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대량 유입 문제를 집중 거론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 요인으로서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생활을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격에도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대선까지 남은 50여일간 미국 내 경제상황과 이스라엘·우크라이나의 전황도 변수로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로 핵보유국 인정을 기대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불안정을 증폭시킬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의 경우 이미 유죄 평결이 나온 성추문 입막음 대가 제공 관련 형량 선고가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기소된 4건 가운데 나머지 사건 재판도 지연되면서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6일부터 펜실베이니아주 등 일부 주를 시작으로 본격 전개되는 사전투표에서 양 진영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지지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도 향후 판세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