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의료 붕괴' 상황 아냐...여야의정 속히 출범해야"
당정, 추석연휴 8000개 병의원·150개 분만병원 운영
연휴 2주간 비상응급주간 권역센터 진찰료 3.5배 인상
2025학년도 의대증원 재검토 '불가' 방침 재확인
2025-09-12 조석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응급실발 의료대란 위기에 대해 "'의료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이번 추석 연휴 응급실 정상 가동을 위해 평균 8000여개 당직 병의원과 150여개 분만 병원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는 12일 응급의료 종합상황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의료 붕괴를 걱정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며 "정부가 꼼꼼히 돌아보고 점검한 우리 의료체계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아직 단단히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연휴 기간 응급상황 대처를 위해 전국적으로 8000여개 당직 병·의원이 환자들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설 연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산모를 위한 분만 병원도 개소한다. 전공의 이탈과 전문의 피로누적으로 인한 응급실 진료부담을 던다는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연휴 전후 2주간 운영되는 '비상응급 대응주간'에 건강보험 수가를 연휴 전후 한시적으로 인상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도 평소 대비 3.5배 인상한다.
특히 인력 이탈이 심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신규 채용 인건비를 신속 지원하고 군의관, 보건의, 진료지원 간호사 등 대체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증응급질환 중 빈도는 낮지만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나 시술은 '순환당직제'로 대처한다.
한 총리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선 "의대정원과 정책 내용에 대해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주면 정부가 얼마든 마음을 열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의료개혁에 의료현실을 생생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참여 의료계의 핵심 요청 사안인 2025학년도 의대증원 재검토 여부는 "모집요강을 바꾸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대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계 의견이 있다면 2026년부터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전 대통령실, 정부 입장 그대로다.
한편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당정협의를 통해 비상응급 대응 방안을 상세 논의했다. 당정은 중증·필수의료 기피 요인이 되는 의료진의 사법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의료사고 시 신속한 환자권리 구제를 위한 의료분쟁제도 역시 개선한다.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근무시간 단축 제도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전공의 복귀 상황과 시범사업 상황을 고려하고 의료계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 지원이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라며 "의료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계속 독려해 의료체계에 대한 국민 불안을 잠식시키고 하루 빨리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도록 당정이 뜻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