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성수품 역대 최대로 푼다”…정부, 추석 물가 잡기 총력
소비자물가 상승률 안정세에도 체감물가 괴리 존재 성수품 최대 17만t 공급, 700억원 규모 할인 지원 등
2025-09-1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기록적인 무더위 등 기상 변수로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농가와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은 추석 물가 안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과 6개 광역시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가격을 파악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이 28만790원으로 확인됐다.지난달 22일 실시한 1차 조사와 비교해 0.6% 낮아졌지만, 지난해 추석 성수기 조사 결과 대비 1.8% 높다. 세부적으로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는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가격이 10% 넘게 뛰었다. 애호박은 한 개에 2340원으로 59% 치솟았다. 이는 기상 여건 악화에 따라 애호박 생육이 지연되고 무름병이 출연해 출하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시금치는 400g(한 단)에 1만280원으로 12% 상승했다. 무는 한 개에 3700원으로 11% 올랐다. 고온과 가뭄 여파로 주산지 작황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임상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부진한 채소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비자 체감물가는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범부처적 역량을 쏟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추석을 앞두고 체불 임금과 민생 물가, 응급의료 체계 점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내놓고 성수품 역대 최대 17만t 공급, 700억원 규모 할인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추석 전까지 관계부처 합동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성수품 품목별 수급 및 가격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하나로마트와 과수 거점 산지유통센터를 찾아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 등을 살펴봤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농협, 수협과 함께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했다. 두 부처는 행사에서 쌀, 한우, 과일, 멸치 등 우리 농어업인이 생산한 농·축·수산물로 꾸려진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선물세트는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농협몰, 수협마트, 수협쇼핑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를 앞둔 12일 경기 농협안성물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농식품 물가를 점검했다.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희용 의원과 위원인 조경태 의원 등이 자리했다. 한동훈 대표는 “국민들도 물가를 완전히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정부와 여당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병충해 관련 보험이 안 된다. 병충해 등의 보험 정책을 손보는 것도 근원적인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이커머스, 마트 등 유통업계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할인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상생·친환경 경영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는 모양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 대목은 연차를 사용하게 되면 주말을 포함해서 최장 9일을 쉴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물가에도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데 장보기 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쏟아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