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제조, '친환경'으로 불황 돌파한다

자동차 업계, 전기차 불황에도 신차 출시로 불황 돌파 예고 석유화학·정유 업계,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생산 박차

2025-09-12     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계에서는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불황 돌파에 나섰다. 제조 기업들은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맞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등 제조업계에서는 친환경에 초점을 맞춰 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친환경차에 집중하며 글로발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포비아(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친환경차 전략에 더욱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전기차 시장 글로벌 톱3를 목표로, 전기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한 200만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주요 전략은 2000만~3000만원대 중저가 라인 확대다.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장에 내놨다. 아울러 캐스퍼 일렉트릭은 연내 유럽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기아도 최근 중저가 전기차 EV3를 출시했으며 다음달 유럽 판매도 앞두고 있다. 기아는 한국·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출시한 EV3를 시작으로 EV2, EV4, EV5 등 총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올해 13만1000대에서 오는 2026년 58만7000대로 4배 넘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석유화학·정유 업체들은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충남 당진에 연 2만톤(t)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2공장에 11만t 규모 중합 생산 설비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업그레이딩을 목표로 PTC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방식을 통해 폐현수막을 섬유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인 '리젠 오션'을 '2025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바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여수 공장에 5만t 규모 열분해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기존 정유 공장에 열분해유를 원유화 함께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 PP 등을 생산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계열사 HD현대케미칼, HD현대OCI와 기존 정제설비를 활용해 폐타이어 열분해유를 정제할 방침이다. 국내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0년 90만t에서 2030년 410만t(2020~2030년 연평균 성장량 17%)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ISTEP는 화학적 재활용 제품의 산업적 활용성 증대를 위해 최종 제품의 경제성 확보가 선제 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