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추석 전 '개문발차'? 여야의정 난항에 野 "尹 대국민사과 먼저"
與 참여 요청 의료단체 15곳 중 긍정 검토 2곳 불과
尹 사과·주무 장차관 경질 요구에 여야 평행선 지속
2025-09-12 조석근 기자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의정 협의체 조기 출범을 의료계에 거듭 촉구하고 있다. 10여개 의료단체 중 일부라도 먼저 참석해 2026년 의대증원 조정을 위한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다.
야당은 의료단체들이 의료인, 병원의 성격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점을 들어 대표성 있는 단체의 참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여야의정 대화 가동의 전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차관의 경질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여야의정을 둘러싼 평행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추석 연휴를 앞둔 응급의료 종합상황 브리핑에서 "의료계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의료개혁에 의료현실을 생생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의료계가 일치된 비전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라도 출범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역시 SBS 라디오 방송에서 "의료계가 의대교수와 복직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많아 합의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참여 의향을 밝히신 단체들이라도 일단 들어와서 논의를 시작하면 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단체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두 곳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의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빅5' 대형병원 등 15곳에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 회의에서 "일단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약 의료단체가 다 한꺼번에 이렇게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의 이런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추석 연휴 전 의료상황 점검을 위한 당정협의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당사자들끼리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지금은 누가 옳으냐가 아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얘기해야 할 때"라고 거듭 의료계의 여야의정 참여를 촉구했다.
야당의 경우 당정의 이같은 여야의정 속도전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우선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증원 재검토를 요구하는 데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모두 '불가'라고 못박은 상황이다.
내년도 의대 수시모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미 상당한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다. 장상윤 사회수석도 이와 관련 이날 "2025학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재확인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현재까지 대표성 있는 의료단체의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이 이미지 정치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을 이끌 근본 대책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증원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 주무 부처 장차관 경질과 문책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